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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양 여행기

코르시카 GR20 (7) 2013.07.29

by 우산 신동호 2019. 5. 12.

 

코르시카-GR20 (7)

비바람 속에 만난 "니노 호수"




오늘은 고도 840미터를 오르고, 1040미터를 내려가는데,
총 거리는 20KM가 조금 넘는 긴 구간이다.

능선에서 폭풍우를 만나서 힘든 하루였다.




겉 모습이 그럴 듯해서, 기대하고 들어갔는데,
우리의 숙소는 지하의 단체실 이었다...ㅠ.ㅠ

빡빡한 일정에 지친 근육을,
맛사지로 풀던 동료의 비명 소리도 생생하게 들렸다...^^




날씨예보를 보니, 강수확률 40%.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비를 맞는 날이다.




호텔을 나서자 가랑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무릎은 어제보단 덜 아픈 것 같았다.

다행이다 !



green green - new christy minstrels




파스칼이 예쁜 우산을 쓰고 앞서간다.




자작나무는 비오는 날에도 불을 붙일 수 있다고 설명하고있다.
야생에서 살아남기위한 팁.




우비를 입었다 벗었다.
가랑비가 오락가락하는 날씨였다.




조금 걸으니 밝아지고,




가끔 파란 하늘도 나왔다.




길위에 쓰러진 나무는, 치워버리는 것보다는,
지날 수만 있게 도려내는 것이 자연과 어울린다.




작년 봄에 요세미티 공원의 세콰이어 숲에서 만났던 풍경과 비슷했다.
(Mariposa Grove of Giant Sequoias, Yosemite, April, 2012)




쓰러진 나무는 그대로 자연이 되고,




점차 화석으로 변해간다.




불에 탄 나무도 손을 대지않고 그대로 보존하고있다.
산불도 자연 현상의 일부이기 때문이다.




불에 탄 나무들 곁에서는 새 나무가 무성하게 자란다.
미국의 자연 보호는 얄밉도록 철저했다.




요세미티 생각하다보니,
선두는 벌써 능선에 올라섰다.




부지런히 따라가야겠다.




능선에 올라서니 바람이 심했다.
지중해에 떠있는 섬이니 바람이 심할 수 밖에 없고,
여러 방향에서 부는 바람은 각자의 이름이 있다.

Sirocco, Maestrale,Tramontana, Grecale, Levante, Ponente, Libecciu, Mezzogiorno...
('바람'에 관심이 있는 분은 찾아보기 '바람'...^^)




심한 바람에 시달린 나무는 모두 저렇게 삐딱했다.




막내가 가벼운 몸은 아닌데,
몸을 가누기 힘든지, 나무에 기대 서있다.




변화무쌍한 날씨였다.
먹구름 사이에 잠깐씩 파란 하늘이 보였다.

멀리 보이는 능선이 우리가 지나온 길이다.




누렁이는 날씨와 관계없이,
한가로이 풀을 뜯고있다.




바람을 피해 잠시 쉬는데,
부부 트레커가 올라온다.




휴식을 끝내고 출발하니, 하늘에서 빛이 내려왔다.




또, 부부다...^^
모두 행복한 표정이다.




무릎은 아파도 이런 풍경에 힘을 얻는다.




오른쪽으로 돌아가면 호수가 나온다.




언덕을 넘어서 오른쪽 길로 들어서자,
바람이 심해지고, 먹구름이 몰려왔다.

우리는 뒤에 처진 김에,
폭풍우에 대비해서 오버트라우저를 입었는데,




앞서가던 동료들은,
오버트라우저를 꺼낼 겨를도 없이 폭풍우를 맞아서,
우비를 입었어도 바지와 신발을 모두 물에 적셨다.

우리만 속옷과 양말이 뽀송뽀송해서 조금 미안했다...^^




오늘의 주인공인 "니노 호수(Lac de Nino)"

멋진 모습을 담고 싶었는데,
비바람에 카메라는 꺼내지도 못하고,
스마트폰으로 증명 사진만 찍었다...ㅠ.ㅠ




젖은 등산화를 신은 채, 질퍽거리는 호숫가를 걷는다.




호수를 지나니 평원이 나오고, 먹구름이 걷히기 시작했다.




오두막 같은 대피소에 도착했다.




몸이 비에 젖어서, 몹시 추웠다.




배는 고픈데, 역시 넘어가질 않는다.
그래도 따끈한 커피가 있어서 행복했다.




이 대피소에서 직접 만든 치즈라고 권하는데,
거의 손을 대지 않았다.

와인 한잔과 함께 즐겼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
아쉽다.




휴식을 끝내고, 쎄가산장으로 출발.




대피소에서 길이 갈라졌다.

트레킹을 계속하는 팀은 비짜보나(Vizzavona)까지 계속 전진이고,
우리는 왼편의 쎄가산장(Refuge de la Sega)에서 1박을 하고,
코르테(Corte)로 내려가서 하루 휴식을 취한 후에,
버스를 타고 비짜보나로 이동한다.

하루의 휴식은,
무릎에 문제가 생겼던 내게는 꼭 필요한 시간이었다.
그날 이후로 완전히 회복되어 남은 일정을 무사히 마칠 수 있었다.

 



평지를 걸을 때는 무릎이 편안했는데,
자갈길과 내리막길이 나오면서 다시 아팠다.




파스칼은 절룩거리는 내게 신경을 많이 썼다.
진통제도 발라주고, 탄력붕대도 감아줬다.




그러면서도 이 멋진 나무 보고가라고 여유를 부린다.




고마워~~




살짝 남았던 먹구름이,




완전히 걷힌 듯하다.




막내가 씩씩하게 걸어간다.




예쁜 꽃이 보여서, 잠시 쉬었다.




영어를 잘하는 죄(?)로 가이드 역할을 했던 고마운 친구.
우리보다 훨씬 더 피곤한 여행을 했다.




폭포가 시원하게 쏟아졌다.




내가 신경이 쓰이는지, 계속 뒤를 돌아본다.




소나무 숲을 지나,




쎄가산장(Refuge de la Sega)에 도착했다.




나 때문에 지체된 것 같았던 하루.
미안한 마음에 맥주를 쐈다.
건배 !!




만찬이 시작됐다.




특이한 스프가 나왔는데,




순대도 들어있었다...^^




아픈 데가 많다는 주방장에게 맛사지를 해주자,
호기심을 갖고 바라보던 관광객들이 너도나도 손을 들었다.




어디선가 '강남 스타일'노래가 나오자,
모든 사람이 말춤을 추기 시작했다.
식당은 일순간에 한국판이 되었다.




기분이 UP된 주방장은,
아끼는 술을 꺼내서 부라보 !!

2013.07.29 GR20, Corsica

(계속)

 
 
 
 

http://www.indica.or.kr/xe/3735146

 

여행기 - 코르시카-GR20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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