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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 여행기

EBC(8) 신세계에서

by 우산 신동호 2019. 12. 3.




오늘은 페리체에서 로부체까지

고도가 700미터 높아지고,
4910 고지에서 잠을 자야한다는 부담이 있지만,
내일이면 EBC에 선다는 희망이 있어서

그나마 위안이 된다.




New World Symphony(신세계 교향곡)  2악장


인류 최초로 달에 착륙한 암스트롱이,

달 표면을 걸으며 들었다는 신세계교향곡.

오늘 그 신세계를 걷는다.






아침 공양을 하는 제단.




간밤의 추위로,

엉덩이에 서리가 내렸다.






두통, 콧물, 소화불량...
여러가지가 괴롭지만,

한분도 빠짐없이 씩씩하게 걸어간다.




페리체 평원에는...
짐을 풀고 가볍게 내려가는 이도 있고,




이제부터 힘들게 올라가는

이도 있고,





땅바닥에 주저앉아

고향생각하는 이도 있다.

우리 팀의 막내인 Mr.M.
두고온 딸과 아내가 생각나서,

매일밤 휴대폰에 저장된 아이의

동영상을 보며 눈물지었다.








삭막한 풍경 속에,




작은 개울이 흐르고,
개울물이 찬바람을 만나

얼음조각을 만들었다.




가파른 언덕.




그곳에서 우릴 반겨주는 dry flower..

에델바이스다.
어제 페리체 뒷산에서도 만났는데,

오늘 다시 만났다.
이번에는 형태가 비교적 온전한 놈이다.




그 곁에 구름떡쑥으로 보이는 녀석들이,
살아있는 것처럼 꼿꼿하게 서있다.






아내는 아직 쌩쌩하다...^^




워낭소리가 들린다.




야크가 가파른 언덕을 오른다.




다리가 무섭나보다.





다리에서 떨어지는 경우도 있으니,

조심스럽게 야크를 몬다.




지구가 아닌,

다른 행성에 있는 기분이다.





까마귀 한마리가 사람 구경을 하고있다..





두크라 롯지에 도착해서

점심을 기다린다.




4620m

고도가 점점 높아진다.





우리의 점심을 준비하고있다.





롯지에서는 태양열로 물을 끓이기도한다.
이곳의 태양은 정말 강렬하다....


야크 똥, 태양열, 수력발전...

모든 것이 청정 에너지다.




점심 후에 언덕을 오르는데,
지친 몸에서 한숨이 나온다...^^




한 무리의 야크가

거친 숨소리를 내며 언덕을 올라온다.




그 앞에서 투우사인 양,
마주 서있었다.




그러나, 갈 길 바쁜 야크는 눈길도 주지 않은체,
나를 피해 제 갈 길을 갔다.




힘이 들었지만,

 쉬엄쉬엄 올라가며

이런 경치를 볼 수 있어 행복했다.




고등학교 후배인 가이드도

피곤한 모습이다.





예수님 한분이 또 나타나셨다.
지난 번엔 합판이었는데, 이번엔 통나무다.

이곳의 포터는 40-50Kg의 짐을 메고다닌다.
무거운 짐을 지고 가파른 언덕을 올라간다.


조금 더 벌기위해서,

더 무거운 짐을 메고...




저 어린 포터는 저렇게 얇은 옷과

 슬리퍼만 신은 채 짐을 지고 올라왔다.

자신에게 어떤 위험이 닥칠지도 모르고,
병에 걸리거나 피로에 지친 몸으로

눈 속에 앉아있다가 저체온증으로 죽기도 한다는데....


다행히, 저 포터는 페리체에서 임무가 끝나서,

다음날 아침에 내려갔다.
선물과 약간의 노잣돈을 주니 신바람이 났다...^^







페리체를 지나면서 아마다블람이 변신한다.
남서(南西)면의 포근한 모습이 사라지고,
날카로운 봉우리의 남성적인 모습이 나타났다.




"어머니(Ama)의 목걸이(Dablam)"를

의미하는 아마다블람의 남서면은,
양쪽의 릿지가 벌린 팔,

가운데 쌓인 눈이 목걸이 형상을 하고있어서,
자식을 맞는 어머니의 모습으로 여긴다.





로부체로 넘어가는 고개에는

제법 넓은 평지가 있고,
오가는 등산객과 포터들이 쉬고 있어

장터 같은 분위기다.




그곳에 등반 중에 사망한

산악인들의 묘석이 나란히 서있다..




함상헌씨는 1990년 10월

 에베레스트 한일 합동등반 중

남서벽에서 추락해서 실종됐다.


에베레스트에서 발생한

첫번째 한국인 희생자라고한다.




고개를 넘으면 새로운 세상이 나타난다..
하얀 설산과 빙하.







해발 4900을 넘었지만,

그동안 적응이 되었는지 숨찬 것은 모르겠다.





앞서가던 일행이 안보이고,
혼자만 남았다고 느껴지는 순간에 뒤를 돌아봤다.




파란 하늘과 하얀 구름이 뒤범벅이된

황홀한 광경 !!




한참을 멍 때리며 서있는데,

성인(聖人) 한분이 다가온다.




여기가 선계(仙界)인가 ?





정신 없이 걷다보니,




로부체에 도착했다.




구급차 역할을 하는 말.
고산증이 생기면 저 말을 타고 내려가야한다.







캉테카로 해가 넘어가고있다.

얼굴이 붓고 두통이 심해지고,

고통을 겪는 사람이 많아졌다.
너도나도 약을 먹다보니 타이레놀이 모자란다.

2010 EBC 트레킹 (2019.12 보완)





댓글 14

  • Profile

    [레벨:4]김만수

    2010.04.21 14:18

    로부체, 많이 올라오셨네요.^^ 탐사기 잘 보고 있습니다.
    그 높은 곳에서 부산서 온 의사 두 분과 셋이서 양주 한 병을 다 마셨던 기억이 납니다.
    아마도 제일 높은 고도에서 제일 독한 술을 가장 많이 마신 기록으로 남을 것 같습니다.
    죽지 않은 것이 다행이지요.^^ 저는 이미 고도 적응이 된 상태이긴 했지만.
    제가 이미 임상실험을 했으니 다른 분들은 절대 따라 하지 마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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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레벨:6]정귀동

    2010.04.22 10:07

    저 높은 곳에 올라가면 내 몸엔 어떤 변화가 생길까? 갑자기 궁굼해 집니다.
    하늘을 보니 아무리 고생해서 높이 올라와 봐라. 저 높은곳은 못 오를걸! 하는것 같습니다.ㅎ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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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레벨:5]우산

    2010.04.22 10:18

    저기서 양주를 마셨다니, 대단 하시네요..
    만수 형님 다워요...^^

    처음 고산에 오르면,
    연탄가스에 중독된 것 같은 멍한 느낌....
    4000을 살짝 넘는 키나바루에서 느꼈습니다.

    댓글 수정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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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레벨:6]불태산

    2010.04.22 10:22

    짐꾼 등에 걸머진
    무게가 가슴으로 다가옵니다.
    그 히말라야 계획에도 없으니..탐사기로만 만족 하렵니다.
    나중에.........제가 꿈꾸는 일들을 할때 이만큼 탐사기를 쓰고싶어요.
    내 어릴 때 그 연탄가스 참으로 맛이 없었는데..그 느낌 싫어서도 못갈것 같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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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레벨:6]불태산

    2010.04.22 11:04

    그런데 사진 중간
    그곳에서 우릴 반겨주는 dry lower..
    뭔 말씀인지 요즘 영어공부하는데도 잘 모르겠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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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레벨:5]우산

    2010.04.22 11:23

    ㅎㅎㅎ
    flower로 수정했습니다...

    댓글 수정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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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레벨:6]최문철

    2010.04.22 12:03

    대자연의 웅대함이 다시금 느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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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레벨:6]황소/김형소

    2010.04.22 12:12

    아마다블람보다 더 높이 올라간건 처럼 보이네요..ㅎㅎ 우산님한데는 날씨가 언제나 우호적인것 같네요..어쩜 저리 좋을까?ㅎㅎ
    야크의 쉭쉭대는 소리가 들리는듯 합니다.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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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레벨:6]보라

    2010.04.22 13:55

    우산님은..헉헉거리며..담아오신 탐사기..보고 읽는 재미가 ..솔솔..ㅎㅎ
    보는 저야..즐겁습니다..우산님의 고생 덕분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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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레벨:5]만두

    2010.04.22 18:32

    갈 수만 있다면 저도 코피 흘리고 싶어요

    댓글

  • [레벨:4]파란하늘

    2010.04.23 11:45

    어딜가나 열심히 사는 사람은 복 받아야 한다는 생각입니다..
    힘겨운 포터들의 삶을 보며 가슴이 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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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레벨:3]병아리/조기병

    2010.04.26 20:07

    멋진 트래킹 ~~적당한 템포로 지금 따라가고 있습니다.
    장대한 설산을 바라보는 가슴이 철렁 ~두렵기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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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레벨:6]꼬꼬마/백태순

    2010.04.27 16:32

    첫사진에서부터 웅장한 모습으로 자신을 드러내는 설산들의 위용에 압도됩니다.
    두분 따라서 저도 고도적응중입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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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레벨:5]노을향기

    2010.05.04 23:57


    5000이 거의 다되는 곳에서 잠을 청해야 하고
    누구는 아름다운곳에서의 트레킹이고 누구는 몇푼 더 벌려고 힘든
    포터를 하니..가슴한켠이 아리 하네요 포터들의 시체가 발견된다 하니 더욱요~
    파란하늘아래 눈덮인 아마다블람..
    우산 님 덕분에 기억속에 오래도록 자리 할것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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