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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 여행기

EBC(9) 수줍게 숨어있던 에베레스트, 고산증

by 우산 신동호 2019. 12. 3.





오늘은 고락셉에서 짐을 푼 후에,

점심을 먹고 EBC를 다녀와서,

내일 새벽에 칼라파타르에 오른다.



Rachmaninoff 피아노협주곡 3번1악장

Valentina Lisitsa  





캉테카의 머리에,

여명이 떨어진다.




참새도 바쁜 아침.





야크 한 무리가 새벽 어둠 속에 산을 내려간다.


짐이 없는 것을 보니,

등반대의 짐을 풀고 내려가나보다.


왼쪽에 캉테카,

오른쪽에 탐셰르쿠 봉이 보인다.




에베레스트에서 솟는 흰 구름이

하늘을 밝힌다.





야크는 사료를 먹지 않기 때문에,

풀이 없으면 굶어죽는다고한다.
그러나, 사람과 같이 살면서 저런 사료도 먹게 되었다.




시시각각 변하는 산봉우리.




오늘은 일정이 길기 때문에 일찍 나섰다.





간밤에 내린 눈으로 길이 미끄럽다.




한걸음 한걸음.
천천히 조심스럽게 걷는다.




이런 평지가 나오면 감사할 뿐이다.




나무 한그루 자라지 못하는 황무지에서,
이런 풀이 자라는 것이 신기하다.






돌길을 걷는 것이 힘겨워 보인다.
너무 힘들어서

배낭을 포터에게 맡기는 사람도 생겼다.





1993년 동국대 에베레스트 남서벽 원정팀에서

등반 도중 사망한 두 분의 추모비.





언덕에 올랐다.




한바퀴 돌면서

파노라마를 찍었다.




다시 올라간다.






추위를 견디기 위해서,

저렇게 솜털을 덮고 있다.




알프스에서 봤던 것과 비슷하다.




오르막은 역시 힘들다.





야크는 고락셉까지만 가면 고생 끝.
내려가는 것도 만만치는 않겠지만,
그동안 무거운 등짐 때문에 고생 많았다.





드디어, 에베레스트가 보인다.





하얀 구름 모자를 쓰고,

눕체 뒤에서 수줍게 얼굴을 내민다.


울컥했다.




푸모리를 스치듯 오르는,

카라반.




에베레스트를 향한다.





눈 앞의 에베레스트에

기운이 난다.




쿰부방하계곡
지구 온난화로 빙하가 줄어들고있다.
빙하가 사라진 곳에는 돌무더기만 보인다.





고락셉에 도착했다..
왼쪽에 칼라파타르로 오르는 등산로가 보이고,

오른쪽으로 가면 EBC가 나온다.





고락셉의 유일한 식수원인데,
샘물이 얼어서 점심이 늦어졌다.





60대 중후반의 어르신이 세분 계셨는데,
모든 분이 오후에 EBC까지 다녀오셨다.

대단한 분들이다.




점심 후에 EBC를 향한다.





점심이 늦어지는 바람에

출발이 늦어서 마음이 급했다.





어르신 한분이 몹시 힘들어 하셨다.




오전에 고락셉으로 올라오던 중에

커다란 새가 언덕 위에서 날아다녔다.
어떤 놈인가 궁금했는데, 이곳에서 만났다.
사람을 무서워하지않고 먹이를 찾고있다.

Himalayan Snowcock 이라는 꿩이다.
해발 3600-5100 의 높은 곳에서 생활하고,

맨 땅을 파서 둥지를 틀고,

작은 풀의 씨앗을 먹고 산다고 한다.




웰빙 음식을 즐겨서,

깃털이 참 곱다.




꿩과 놀다가 늦어졌다.

아내가 걱정스럽게 기다린다.




괜찮아유~~^^




삭막한 길.
EBC로 가는 길은 역시 험난하다.






이런 곳에서도

에델바이스가 떼를 지어 자란다..




고지가 얼마 남지않았다.




에베레스트가 가깝게 보인다.




밝은색으로 표시한 길을 따라가면 EBC인데,

자세히 보면 그곳으로 가는 사람들이 보인다.


꽃이랑 놀다보니 우리가 많이 늦었다.
우리는 더이상 가지 않고

이곳에서 꽃놀이나 하기로 했다.
빛이 없어지면

사진 찍는 재미가 없기 때문이다.




아침에 선크림 바르고,

저녁에는 물휴지로 닦는게 며칠째인지....
얼굴에 두른 버프는 빨지도 못하고

계속 저러고 다녀야한다.
그런데, 냄새도 참을만하고,

머리를 감지 못해도 가렵지가 않다.

하긴, 어렸을적 명절 때나 목욕을 하고,

밤마다 내복의 이를 잡던 시절을 생각하면,
2주 정도 샤워 못하는 것은 아무 것도 아니다....^&^




알프스의 별이라 불리는 에델바이스.

여기선 히말라야의 별이다...^^





별 혼자 외롭지말라고

다른 종류의 식물도 보인다.




미이라같이 온전하게 마른,

에델바이스 !!



(설악산 산솜다리)


미이라의 모습이,

젊은 날의 초상 못지않다.



하나를 포기하면

다른 하나를 얻는 건가 ?

이곳에 머문 것은 좋은 선택이었다...^^




어제 저녁에 힘들어했던 동료인데,
오늘은 많이 회복된 모습이다.




고락셉으로 돌아가는 길.




구름떡쑥이 꼿꼿하게 서있다.




제 할 일을 끝낸 야크가 쉬고있다..




마지막 햇살이 에베레스트를 비춘다.

내일은 내 생애 최고의 높이에 오른다.
5000 미터 이상에서 잠을 자면,

어떤 꿈을 꿀까 ?

밖에는 눈이 온다.




어르신 한분이 고산증으로 힘들어했다.


스태프가 휴대용 고압 산소 주머니

"Gamow bag"을 꺼냈다.


일산화탄소 중독에 사용되는

고압산소탱크와 비슷한 기구인데,

배낭 형태로 접어서 메고 다닌다.


고산증은 높은 고도에서,

대기압과 공기의 밀도가 낮아지면서,

발생하기 때문에,

이 기구로 환자 주변의 압력을 높이고,

산소를 공급해서

낮은 지대의 환경을 만들어준다.


환자가 백으로 들어간 후에,

밀봉을 하고 압력을 가한다.


그러나, 최선의 치료는

낮은 곳으로 내려가는 것이기 때문에,

내려갈 수 없는 위험한 상황에서만

이 기구를 사용한다.



얼떨결에 끌려나가 환자를 돌봐야했다.

환자가 질식될까 걱정이 되어,

투명창으로 보며,

계속 대화를 했다.


다행히 어르신은 회복이 됐다.


침대로 돌아왔지만 잠이 올 리가 없다.

눈이 오니 별 볼 일도 없고,

침상에서 뒤척이다 새벽이 왔다.


2010.03.13

(2019.12 보완)



댓글 16

  • Profile

    [레벨:5]들꽃찾아

    2010.04.27 14:47

    눈으로 따라가기도 힘들어요. 중간에 예쁜 식물과 꿩이 있어 저도 잠시 쉬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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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레벨:4]말나리

    2010.04.27 15:42

    오늘 코스가 참 힘드네요 헉헉.
    사진 좋고.
    근데 저 분들 중 민작가 님 말고 또 여성이 있습니까?
    이 사진에는 민작가 님이 힘들어서 얼굴이 퉁퉁 부었네요.
    뜰에봄님과 저는 백두산 종주때 저렇게 얼굴이 부었었는데 ^^
    부럽기도 하고 불쌍하기도 하고 그럽니다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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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레벨:5]만두

    2010.04.27 16:15

    몸이 움츠러 들만큼 에레베스트 산군은 장엄하군요

    댓글

  • [레벨:6]꼬꼬마/백태순

    2010.04.27 16:29

    사진으로 함께 올라가기도 힘이 들어요.. 헥헥
    힘든 산행을 하시면서도 이렇게 기록을 남겨서 보여주심에 고마울따름입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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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레벨:6]정귀동

    2010.04.27 20:07

    "밝은색으로 표시한 길을 따라가면 EBC인데, 자세히 보면 그곳으로 가는 사람들이 보인다.
    꽃이랑 놀다보니 우리가 많이 늦었다.
    우리는 더이상 가지 않고 이곳에서 꽃놀이나 하기로 했다."

    이 부분의 사진을 보면 거리가 크게 멀어 보이지 않는데 사람을 보면 콩알만하게 보여요.
    대기가 투명하기 때문에 먼 거리가 가까이 보일까요?

    신동호 님 안계셨으면 이런 장면을 어디서 볼까 싶은게 정말 고마워 해야 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고맙습니다 ^^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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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레벨:6]황소/김형소

    2010.04.27 21:50

    이런곳에 그냥 있기도 힘든데 사진을 이리 잘 찍으시니 ...;장하다 우산님; 더 장하다 민작가님..해주고 싶네요..ㅎㅎ

    서너번은 다시보기해야겠어요..ㅎㅎ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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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레벨:6]불태산

    2010.04.28 03:26

    두 분 얼굴에
    행복함이 곁들여졌으니..
    그런데 와 이리 날씨가 좋노..

    댓글

  • [레벨:4]파란하늘

    2010.04.28 11:04

    행복한 여행기
    오늘도 도장 찍습니다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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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레벨:6]보라

    2010.04.28 11:12

    민작가님..얼굴이 퉁퉁 부었네요^^
    참..강하신 두 분..그 뒤를 따라 가면서 읽다보니 어느사이 일곱번째 이야기가 되었네요
    우산님..다음부터는 읽는데..오래오래 걸리도록..길 ~~게 좀..써주세욤..벌써부터..아쉬움이..ㅎ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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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레벨:5]우산

    2010.04.28 11:19

    부운게 아니고, 잘먹어서 살찐건데...ㅋㅋ
    날씨는 정말 좋았어요..

    EBC까지 왕복 40분 정도 걸리는 거리인데,
    햇볕이 없어질 것 같아서 내려가지 않았어요....
    해바라기 하는 마른 꽃들이 보기 좋았거든요...^&^

    댓글 수정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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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레벨:6]정귀동

    2010.04.28 16:26

    그 높은곳에 사는 비둘기도 이상하고 거기에 사는 꽃들도 이상하고, 그 높은곳까지 올라가는 사람들도 이상하고..ㅎㅎ
    사람들만 도전을 즐기는줄 알았는데,
    식물도 새도 사람 못지않게 모험과 도전을 즐기고 있는 녀석들이 있네요.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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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레벨:4]김만수

    2010.04.28 20:34

    우산님, 잘 보고 있습니다.^^

    고지대에서는 얼굴은 물론 온몸이 붓습니다. 여러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기압 때문에 라면 봉지나
    봉지 커피를 보면 터질듯이 부풀어 오릅니다. 사람이라고 예외일 수는 없겠지요.^^

    이런 곳에서 가까워 보이는 것은 공기가 희박해서 내지는 맑아서 이기도 하겠지만
    거리를 기준할만한 다른 표적 물체들이 없어서 일 것으로 생각합니다.
    페리체에서 두글라까지는 제 걸음으로 3시간이 걸리는 평지 길인데, 멀리 양 옆에 별 특징
    없는 산들만 있어서인지 바로 앞에 보이는 것이 한 시간이면 충분히 갈 수 있을 듯 보이는데
    가도가도 끝이 없는 꼬박 세 시간이 걸리는 길이 있습니다.^^

    댓글

  • [레벨:2]솔바람

    2010.04.29 21:24

    아직도 우산님에게 더 갈길이 있으므로 저는 더 볼 것이 있고
    그래서 더욱 더 기대됩니다. 내일 일정이...
    잘 보고 있읍니다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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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레벨:3]병아리/조기병

    2010.04.30 05:26

    이쯤에서 ~~아름답기 보다는 힘들기만 합니다.
    돌아설까보다? 그래도 우산님은 저 멀리 가고 있으니~~ㅉㅉ
    뭣 때문에 사람은 오르고... 야크는 왜 또 오르는 것일까요?

    댓글

  • 도솔천

    2010.05.02 17:48

    보이는 것 이라고는 시리도록 파아란 하늘과 설산들..신들이 사는곳
    마치 순례자의 마음이 되어가는 길 같습니다.
    명예도 권력도..일상의 삶 조차도 부질 없을것 같다는 생각도..(저 같으면..)
    손을 뻗으면 하늘의 별이 손에 잡히고 한없이 작아지는 존재의 가벼움에 알수없는 눈물이 쏟아질것 같기도 하구요 .
    어떤꿈울 꿀 까요??
    밖에는 눈이 온다는 글에서는
    두분이 깨우침을 얻은 현자와도 같은 느낌이 옵니다.^^

    댓글 수정 삭제

  • 작은산

    2010.05.04 13:07

    내일은 내 생애 최고의 높이에 오른다.
    5000 미터 이상에서 잠을 자면, 어떤 꿈을 꿀까 ?

    밖에는 눈이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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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멋집니다.
    2주간 머리를 못 감는 이유로 포기했습니다. ㅎㅎㅎ
    잘 읽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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