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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 여행기

안나푸르나의 추억(1) 향수

by 우산 신동호 2021. 12. 17.

ABC 트레킹 (2006.03.18-03.29)

 

15년 전의 A.B.C 트레킹. 그곳에서 정지용의 '향수'가 그려질 때가 많았다.

 

 

누이는 동생을 업어 키웠다. 집에선 물론이고 학교에 업고 가기도 했다.
 
 
어린이의 본업은 '놀자'였다. 그런데, 지금 우리나라는 유치원도 '영어'를 공부한다. 영어 잘해서 백인 사회로 가봐야, 주류 되기는 커녕 '이방인'으로 외롭게 살 뿐인데...
 
 

 

때에 절어 새카만 얼굴에 멋대로 긴 머리며, 얼어 터지고 헐어 터진 손등 발등. 흐르는 코를 주체 못 해서 손수건을 가슴에 걸고 다니던 어린이도 많았다. 어머니는 밤마다 내복의 이를 '똑똑' 소리를 내며 잡으셨고, 목욕탕은 명절 전에나 가는 주요 행사였다...^^

 

이를 없애기 위해서 아이들의 몸에 흰 가루(DDT)를 뿌렸던 기억이 난다. DDT는 이가 옮기는 티푸스나 모기가 옮기는 말라리아를 퇴치하는 데 매우 효과적이었다. 하지만, 조류나 기타 동물에 대한 유해성과 함께 발암 물질로 밝혀져 대부분의 국가에서 사용이 금지 됐지만, 티푸스와 말라리아가 많은 나라에선 아직도 살충제로 사용한다.

 

 

네팔의 국화인 랄리구라스가 한창이었던 때였다.

 

 

 

향수 - 이동원 박인수 노래, 정지용 시

 

넓은 벌 동쪽 끝으로

 

 

옛이야기 지줄대는 실개천이 휘돌아 나가고

 

 

얼룩백이 황소가
해설피 금빛 게으른 울음을 우는 곳,

 

 

그곳이 차마 꿈엔들 잊힐리야.

질화로에 재가 식어지면

 

 

비인 밭에 밤바람 소리 말을 달리고,

 

 

 

엷은 졸음에 겨운 늙으신 아버지가
짚베개를 돋아 고이시는 곳.

그곳이 차마 꿈엔들 잊힐리야. 

 

 

 

흙에서 자란 내 마음

 

 

파아란 하늘빛이 그리워 

 

 

함부로 쏜 화살을 찾으러

 

 

풀섶 이슬에 함초롬 휘적시던 곳,

그곳이 차마 꿈엔들 잊힐리야.

 

 

전설바다에 춤추는 밤물결 같은

검은 귀밑머리 날리는 어린 누이와

 

 

아무렇지도 않고 예쁠 것도 없는

사철 발벗은 아내가

 

 

 따가운 햇살을 등에 지고 이삭 줍던 곳,

그곳이 차마 꿈엔들 잊힐리야.

 

 

하늘에는 성근 별

 

 

알 수도 없는 모래성으로 발을 옮기고, 

 

 

서리 까마귀 우지짖고 지나가는 초라한 지붕,

 

 

흐릿한 불빛에 돌아앉아 도란도란거리는 곳,
그곳이 차마 꿈엔들 잊힐리야.

 

 

안나푸르나 베이스캠프(A.B.C) 트레킹 12일

 

8박 9일간 걷고,

나머지는 포카라와 카트만두 관광을 한다.

 

2006년에 여길 다녀오고 여행기를 썼는데,

마무리를 못했다.

 

E.B.C 여행기를 끝내고 나니,

A.B.C도 마무리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다시 시작한다.

사진을 추가하고 화장도 고쳤다...^^

 

 

카트만두에서 포카라로 가는 비행기에서 마주한 풍경.

 

 

푼힐에서 본 다울라기리

 

 

그리고, 안나푸르나

 

 

안나푸르나 일출

 

 

마차푸차레 베이스캠프(M.B.C)에서 본

안나푸르나 남봉

 

 

M.B.C에서 내려오면서 만난,

마차푸차레 상공의 U.F.O...^^

 

 

 

 

포카라 공항

 

 

음식은 쿠커에게,

 

 

짐은 포터에게 맡기고,

 

 

따뜻한 햇살 아래,

 

가벼운 차림으로,

안나푸르나의 둘레길을 걷는다.

 

 

그곳에서,

꽃 향기 나는 여인,

 

 

풀 냄새나는 아이를 만난다.

 

이런 모습만 보고,

어느 자료에는

네팔의 행복지수가 상위권이라고 한다.

 

 

11살 어린이가

강간 후 죽임을 당했다는 추모비.

 

가난과 남존여비의 관습으로

강간마저도 문제 삼지 않는 곳

 

경찰에 신고해도 집안문제로 취급하고,

법정에 간다 해도 부패한 법관 때문에

강간범이 처벌을 피하게 된다.

 

이런 환경을 벗어나기 위해서

어린 소녀들이 고향을 떠나지만,

그들을 기다리는 것은 인신매매범.

(* 2006년 검색 자료)

 

 

 

JOAN BAEZ - No Woman No Cry

 

이런 환경과 가난한 나라에서,

행복지수가 높다는 기사는,

꾸민 것(fake news)이라는 자료도 있다.

 

대부분의 젊은이가,

가난에서 벗어나고파 

외국에서 일하고 싶어 한다.

 

 

 

 

그래도, 아이와 어른의

이런 표정을 보면,

행복한 나라가 맞다.

 

아마도,

우리나라가 그랬던 것처럼,

너나없이 가난하니까,

상대적 빈곤감이 적거나,

 

그들의 낙천성과

종교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옴마니 반메홈’

(Om Mani Padme Hum)

우리 불교의 '나무아미타불'(南無阿彌陀佛)과 같이, 티베트불교에서는 ‘옴마니 반메홈’을 암송한다.

 

 

나마스떼~~

 

 

사랑과 평화가 가득한 나라를

기원하면서,

 

 

우리는,

 

 

A.B.C를 향해서,

 

 

계속 걷는다.

 

 

암매

 

 

앵초

 

 

 

안나푸르나 남봉을 배경으로, M.B.C(마차푸차레 베이스캠프)에 차려진 만찬.

 

 

A.B.C로 오르는 길.

싸락눈이 내렸다.

 

 

꽃도 없는 그곳에,

나비가 움츠리고 있었다.

 

행복

 

여기 나비가 보여주는

하나의 본보기가 있다;

거칠고 단단한 바위 위에

행복하게 누운,

달콤하지 않은 돌덩이 위에

친구도 없이 저 혼자 행복한 나비.

 

이제 내 침대가 딱딱하더라도

아무 걱정하지 않을 거야;

작은 나비처럼

나는 나의 즐거움을 만들어야지.

그 행복한 마음이

바위도 꽃으로 만드는 힘을 가진

한 마리 작은 나비처럼.

 

-윌리엄 데이비스 (W. H. Davies·1871∼1940)

 

 

최종 목적지,

안나푸르나 베이스캠프(A.B.C)

 

 

히말라야 원숭이

 

 

닭 파는 상인.

 

 

네팔에서 맛보는 닭볶음탕~~^^

 

 

트레킹이 끝난 후의 온천욕.

(지누단다 노천온천)

롯지에서 왕복 한 시간 정도 걸리는 곳이라,

수영복 차림으로 갔다가,

감기 걸리는 사람도 있다...^^

 

 

 

페와호

 

 

 

파슈파티나트 힌두사원

(Pashupatinath Temple)


네팔 힌두교도들이
시신을 화장해 재를 바그마티 강에 뿌린다.

 

 

사두(Sadhu)

 

 

 

 

 

카트만두 타멜 거리

 

 

2015년 네팔에는 대지진이 발생했고, 2020년 1월에는 A.B.C로 가던 우리나라 교사들이 사진 속의 데우랄리 계곡에서 눈사태를 만나 4명이 실종됐다. 

 

2006.03 네팔

 

이제 15년 전으로 돌아가서 다시 걷는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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