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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여행기

하얀 겨울, 계방산 눈꽃 2021.01.16

by 우산 신동호 2021. 1. 19.

 

 

<눈꽃>            김대식

꽃만 꽃이 아니더라
눈꽃도 꽃이더라
추운 겨울에도
앙상한 겨울나무
하얗게 눈부신
눈꽃을 피우더라

 

온 산이 꽃으로 물든
꽃피는 봄만
아름다운 것이 아니더라

 

온 산을 붉게 물들인
단풍으로 가득한 가을 산만
아름다운 것이 아니더라 

 

잎 떨어져 벌거벗은
겨울산에도
온 산이 하얗게
나무마다 눈꽃 피어
수정처럼 반짝이며
눈부시게 빛나더라

 

금요일에 강원도에 약간의 눈이 내렸고,

차가운 날씨.

 

계방산의 상고대가 기대되는 날이다.

산행기점인 운두령에는

벌써 많은 사람이 왔다.

 

계방산은 해발 1577m의 높은 산이지만,

1089m의 운두령에서 출발하면

비교적 쉽게 오를 수 있기 때문에

겨울 눈꽃 산행지로 많이 찾는다.

 

 

 

Moldova - Sergei Trofanov

 

 

노동계곡을 따라 계방산장으로 내려와서

택시를 불러 운두령으로 돌아간다.

(진부 개인택시 3만원)

 

 

 

어제 살짝 내린 눈의 흔적.

 

 

 

피나무 군락

 

 

피나무 겨울눈

 

 

껍질에 하얀 무늬가 있는 물푸레나무

 

 

우리나라 산의 주인이 된 신갈나무.

 

주목, 사스래나무, 구상나무와 같이 

춥고 높은 곳에만 살 수 있는 거목과는 달리,

동네 야산과 높은 산

어디에나 정착한 신갈나무는

우리의 산과 들을 접수했다.

 

신갈나무 그늘 아래선

소나무도 맥을 못춘다.

 

 

그 뒤로 정상이 보인다.

하얀 상고대를 뒤집어썼다.

 

 

설램.

가슴이 두근거리고

걸음이 빨라진다.

 

 

기대 만땅이다...^^

 

 

 

 

 

 

 

 

1492봉이 보인다.

 

 

 

 

사스래나무

 

 

당단풍나무

 

 

보석같은 상고대.

사진으로 표현이 어렵다.

 

 

올라갈수록 경사가 급해져서 힘들지만,

변화무쌍한 상고대에 취해서

걸음은 빨라진다.

 

 

쉬었다 가세요.

 

사과가 있어

더 달콤한 휴식.

 

 

 

 

능선에 올라서니

몸과 마음이 편해지고,

다른 세상이다.

 

 

 

흥분한 사람들은

러브스토리의 주인공이 된다.

snow floric~~^^

 

 

 

 

 

이런 곳에선 한장 남겨야해...^^

 

 

 

1492봉에 올랐다.

 

 

 

 

 

 

1492봉의 명물인 야광나무.

 

 

주목 뒤로 멀리

구름에 가린 설악산이 보인다.

 

 

 

점심 시간

 

 

요즘 '감동란'에 필이 꽂혀서

매번 챙긴다.

촉촉한 노른자와 적당한 짠 맛의 조화.

이런 계란은 처음이다...^^

 

 

 

 

정상까지는 완만한 길이다.

 

 

 

 

후배는 스마트폰으로 열심히 찍어서

작품을 남긴다.

능력자~~^^

 

 

 

지나온 봉우리가 보인다.

 

 

주목은 조경수로 많이 보이지만,

자생하는 것은

해발 1300m 이상의 고산에서만 볼 수 있다.

 

 

 

 

 

 

 

 

 

정상에 도착했다~~^^

 

 

주차장에서 올라오는 사람들.

제대로 산행을 즐기는 분들이다.

 

 

 

 

노동계곡으로 내려간다.

 

 

 

내려가는 능선은 부담이 없어

더 아름답게 보인다.

 

 

 

 

 

 

주목이 만들어준 쉼터.

 

 

 

 

 

내려가는 길에 잘생긴 주목

몇그루가 있었다.

 

 

 

 

 

 

투구꽃 열매

 

 

 

옹달샘

 

 

물도 마시고,

스프도 먹고,

과일도 먹고...^^

 

 

 

 

동물 발자국

 

 

 

 

 

음나무(엄나무) 겨울눈

 

어렷을 적에 이웃집 대문 위에 걸려있던

가시 뭉치가 생각난다.

 

음나무의 굵은 가시는
잡귀나 병마가 무서워한다.

정초에 음나무 가지를 묶어
대문간 문설주 위에 걸어두고
잡귀와 병마를 쫓는다.


봄에 나오는 새 순은
'개두릅'이라 불리며 '두릅'보다
부드럽고 향이 진해서
봄나물로 즐겨먹는다.

 

이래저래 고마운 나무다...^^

 

 

 

'새삼' 열매로 보인다.

 

 

거제수나무

 

종잇장처럼 벗겨지는 껍질은

실제 종이 대신 쓰기도했다.

 

 

 

먼저 내려온 분들이

해바라기를 하며 쉬고 있다.

 

 

이제 다왔네...^^

 

 

 

 

 

고추나무 열매

 

 

 

 

 

들메나무 겨울눈

 

 

 

 

 

 

 

오후 햇살에,

 

 

길이 따습다...^^

 

 

"공산당이 싫어요"

학창시절 귀가 따갑도록 듣고 보던

"반공방첩"

 

 

 

오른쪽에는 여물을 삶던 가마솥이 있고,

왼쪽에는 소를 먹이는 구유가 있다.

 

어릴 적에 외갓집에 가면

대문을 열자마자 보이던 외양간.

 

코에선 김이 나고,

잎 가에선 거품이 흐르고,

씩씩거리며 여물을 먹던 소 앞을 지나는 것이

무섭기도했다. 

 

 

 

오토캠핑장

 

 

그림 같은 '커피 볶는 계방산장'.

 

이 산장의 주인장은 
아이디어가 넘치는 후배이다.

주인장이 음식 제공하고,
설피를 신고 눈 덮인 계방산을 즐기는
스토리가 있는 펜션을 시도했고,
가까운 리조트에서 자전거 대여업...

모두 시원찮았지만,
화가 형님을 돕기 위한 전시회는 성공했다.

사고로 다리 골절 후에 발생한 골수염으로
오랫동안 고생을 했다.

약 10년 전부터 산장 옆에 카페를 짓고,
커피를 연구하며 달인이 되었다.

오늘 그를 만났을 때는
도인의 기가 느껴졌다.

 

부드럽고 향이 진한 커피.

최고의 맛이었다.

 

 

집으로 가는 길.

지는 해가 아름답다.

 

 

친구가 사는 거여동에 들러서,

가성비 좋은 맛집을 찾았다...^^

 

 

오늘도 즐거웠던 하루.

 

2021.01.26 계방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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