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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 여행기

안나푸르나의 추억(3) 랄리구라스 꽃길

by 우산 신동호 2021. 12. 23.

ABC 트레킹 D2(2006.03.20)

 

그곳 사람들은 랄리구라스와 잘 어울렸고, 함께 있는 모습이 아름다웠다.

 

 

물론, 사람끼리 있으면 더 아름다웠고,

 

 

팽이치기하는 아이들의 모습도,

 

 

꽃을 사랑하는 아줌마도.

 

 

심지어는 짐을 메고 가는 포터도,

 

 

모두 아름다웠다.

 

 

울레리에서 고라파니(2,860m)로 오르는 길. 가파르고 고산증이 올 수 있는 곳이라서 부담되는 날이다.

 

 

 

Mozart Piano Sonata No. 8 in a-minor KV 310

Grigory Sokolov  

 

 

포터들은 일찍부터 짐을 꾸리느라 부산하고,

 

 

우린 푸짐한 아침 상을 받는다.

 

 

새 롯지를 짓고 있다. 모래 거르는 철망과 벽돌을 등짐으로 나르는 모습이, 우리 어릴 적과 너무 비슷하다.

 

 

 

아저씨, 우리 아기 예쁘죠?
네가 더 예뻐...^^

 

 

 

 

 

"얼룩백이 황소가
해설피 금빛 게으른 울음을 우는 곳"

 

 

부지런히 나섰다.

 

 

공중 수도에 모여 얘기 꽃을 피우던 시절이 생각난다. 큰 빨래는 한강변에 가져갔다. 백사장에서 보송보송 말라가던 기저귀가 생각난다. 일회용 기저귀는 상상도 못 했던 시절...^^

 

 

그땐 그랬지~

 

 

 

 

 

어디에 쓰는 물건인고?

 

 

말의 '여물 주머니'였다.

 

 

 

저 통에 우유를 담을 텐데...
에휴.

 

 

땡볕에 돌계단을 오르려니 힘드네요.

 

 

경사가 급해서 자주 쉬었다.

 

 

맨몸으로 가면서 뭐가 힘들다고...^^

 

 

 

 

 

학교 가는 아이들

오전에는 등굣길,

오후에는 하굣길의 아이들을 만났다.

 

 

뭐야?

맞짱 뜨자는 거야?...^^

 

 

 

오래전에 제주도에서 본 모습과 똑같았다. 협재 해수욕장 민박집 주인장의 모습. 남자는 뒹굴고, 여자는 열심히 일하고. 지금 그랬다가는 바로 이혼 소송이 들어갈 거다...^^ 

이때는 웃음이 나왔지만, 남존여비의 관습으로 인한 네팔 여인의 슬픈 얘기를 듣고는 눈물이 났다.

 

 

밭 가운데 있는 학교가 인상적이다.

 

 

안나푸르나 남봉이 보인다.

 

 

 

 

꽤 많이 올라왔다.

 

 

 

 

차를 마시면서 잠시 쉬었다.

 

 

오래 쉬면 쉽게 지치니까, 출발~~.

랄리구라스가 보이기 시작한다.

 

 

 

털별꽃아재비

 

 

 

파랑의 롯지가 하늘과 잘 어울린다.

 

 

 

나마스떼~

 

 

 

 

지붕 위의 작은 산일뿐인데,
우리들은 '세계의 지붕'이라고 부른다.

 

 

 

이곳에선 아침마다 공양을 한다.

 

 

참빗으로 머리를 빗고 동백기름으로 단장을 하던 할머니가 생각난다.

 

 

할머니는 떨어진 머리카락을 기름종이에 모아 곱게 접어 두었다가 고물 장수에게 팔았다. 81년 공항동의 작은 주택에서 가족사진. 아들, 할머니, 아내. 

 

 

모두 가난했던 시절의 얘기야.

 

 

무엇에 쓰는 물건인지 궁금했다.

 

 

벌통이었다. 우리나라는 세우는데, 여기는 눕혔다.

 

 

아저씨에게 어떻게 구멍을 냈냐고 물었더니, 집에 들어가서 도구를 꺼내와서 저렇게 시범을 보여줬다. 말은 통하지 않지만, '바디랭귀지'만으로 의사소통이 되는 것이 신기했다.

 

 

롯지 내부의 모습이다. 가운데 보온통은 주변 산책에 요긴하게 쓰인다. 도시락과 함께 가이드가 들고 간다.

 

 

랑탕 트레킹 중에 가이드가 왼 손에 보온병을 들고 갔다...^^

 

 

여러 종류의 제비꽃을 만났다.

 

 

 

괭이밥

잎을 씹어보니 신맛이 나는게 우리 것과 똑같다.

 

 

민들레

 

 

 

'소 닭 보듯'

딱 맞는 그림이다...^^

서로 고개를 돌리고 아무런 관심 없는 모습.

 

 

개 닭 보듯,

 

 

 

닭 염소 보듯.

모두가 무심하다...^^

 

 

당나귀가 사람 보듯...ㅎㅎ

 

 

사람이 사람 보듯~~^^

 

 

마주 보지도 않고, 손과 포크, 각기 다른 방법으로 식사를 해도, '소 닭 보듯' 지내는 느낌이 아니고, 정겹게 보인다.

 

 

큰구슬봉이

우리 것과 같은 모습이다.

 

 

그깟 꽃 찍는다고 길 막지 말고, 좀 비켜주실래요?

 

 

점심을 먹을 롯지에 도착했다.

 

 

아이고, 우리를 환영하고 있다.
우리나라 관광객이 대부분인 곳이다.

 

 

낯이 익은 분인데,
영화에서 봤나??...ㅋㅋㅋ

 

 

 

이번 여행에서는 하루에 7-8시간을 걸었다. 그렇게 걷다 보면 선두와 후미가 반나절에 한 시간 정도 차이가 났다. 그러면 먼저 도착한 분들은 저렇게 일광욕을 하거나, 시원한 맥주를 마시면서 망중한을 즐긴다. 나는 늘 꼴찌였지만 밥시간에 늦진 않아서 덜 미안했다...^^

 

 

 

이런 곳에서 식사를 하고 있으니, 부러울 것이 없다.

 

 

 

 

 

괭이눈

 

 

천남성

 

 

큰괭이밥

 

 

 

여기 살고 싶어~~

 

 

 

점심 식사 후에 정글지대로 들어갔다. 우기에는 이곳에 거머리가 많아서 산행이 어려운데, 지금은 시원해서 걷기 좋다.

 

 

 

 

 

'수니컬리'

나무에 기생하는 난초인데,

참 예쁘다.

 

 

 

 

 

 

국화인 랄리구라스를 사랑하고,

 

 

랄리구라스와 잘 어울리는 사람들.

 

 

 

 

공기 놀이 할래요?

 

 

 

 

 

 

서향의 향기가 진했다.

 

 

 

드디어, '고라파니'에 도착했다.
고도가 높아서 고산증이 오는 분도 있어서 '골 아프니'로 불리기도 한다.

 

 

 

 

 

여기서도 우릴 환영한다.

나마스떼~~

 

 

 

미리 도착한 분들은 벌써 샤워까지 마쳤다.

 

 

와, 이런 곳에서 팝콘을 먹다니!

 

 

롯지의 아가씨는 가이드와 재미난 얘기를 나누고,

 

 

아이들도 재밌는 놀이를 하고 있다.

 

 

저렇게 돌을 쌓았다가,

 

 

공으로 맞혀 쓰러뜨리는 놀이.
우리 어릴 적 모습이 보인다...^^

 

 

저녁을 먹기 전에 불청객이 찾아왔다. '마오이스트'가 세금을 받기 위해서 온 것이다. 일인당 15불에 흥정을 하고 저렇게 영수증을 적어준다. 불법이지만 사회가 혼란하니 어쩔 수 없다.

 

 

그런 후에 먹은 닭볶음탕의 맛은 오래도록 잊지 못할 것이다.

 

 

내일은 새벽에 일어나서 푼힐 전망대로 히말라야 일출을 보러 간다. 가슴이 두근거린다.

 

 

2006.03.20

(계속)

 

 

댓글 22

  • 바다

    2006.04.06 19:05

    다음편이 벌써부터 기다려 집니다... ^^*
     댓글
  • 김만수

    2006.04.06 20:02

    참 먹거리가 풍요롭습니다.^^ 부러워 부러워...
    그 마오바디 녀석들 여전하군요. 제가 갔을 때는 군인들이 왕창 토벌하러 오는 통에 모두 사라지고
    없었는대요. 그리고 저 과자 가게, 유효 기간 잘 보고 사 드십시오. 쿰부에 갔을 때 프링겔스를 하나
    서서 다 먹고 보니까 유효 기간이 자그마치 2년 가까이 지난 것 이었습니다. 그러나 별탈은 없었습니다.^^
     댓글
  • MONO/정재흠

    2006.04.06 21:10

    아름다운 사람들이 사는 곳..... 신박사님은 너무 좋은 추억거리를 많이 쌓으시는 것 같아요.
    ^^ 열정이 부럽습니다.
     댓글
  • 서울/김형소

    2006.04.06 21:37

    그럼 다음편은 내일 올라오나요? 지두 가슴이 두근거리네요..ㅎㅎ
    이름 모르는 란이 너무 이쁘네요...부럽부럽..
     댓글
  • 신동호

    2006.04.06 22:06

    풍요로운 먹거리..
    그곳에서 고생하고 돌아온 친구를 약올리려고 모두 찍었습니다.
    그런데, 충격받을까봐 일부만 올리는거예요...^^

    고생하러나선 길인데 저런 음식이 나오니까,
    좀 불안했어요.
    잘 먹인 후에 어떻게 하려는건 아닌지 ?.....ㅎㅎ

    숙제를 빨리 끝내도록 노력할게요.
     댓글
  • 최성훈

    2006.04.06 23:26

    다음편이 벌써기다려 지는데요
    부럽습니다^^
     댓글
  • 반달(신환철)

    2006.04.07 09:33

    반달(신환철)
    3편 다 읽었는데요,노래가사는 다음에 읽을께요. 고생?하셨읍니다~~
     댓글
  • 다향/김복진

    2006.04.07 10:24

    정겨운 게 어디 들꽃뿐인가요?
    소나, 닭도 정겹고
    네팔인들의 가식없는 얼굴들이 정겹고
    가뿐 숨 몰아쉬며 올라가시면서 바라본 풍광들도
    어찌 정겹지 않겠습니다.
    훌쩍 떠나고픈 마음이 가득합니다.
     댓글  수정  삭제
  • 딤아

    2006.04.07 14:00

    그곳 사람들 얼굴이 판이하게 달라요.
    사진 찍으시느라 늦게 도착하셨나봅니다.
    보통 귀찮은 일이 아닐텐데...
     댓글
  • young

    2006.04.07 17:32

    1편부터 잘 보고 있습니다.
    트레킹을 같이 한듯한 착각입니다.
    오호..부럽습니다.^^
    근데..남포등 불빛에 안주가 있으면 당연히 그게 있어야하는데..한컷도 안찍히다니..고게좀 수상?ㅋㅋ
    담편은 내일 올리시겠지요?
     댓글
  • 뜰에봄

    2006.04.07 18:09

    희말리아 일출 어서 보고 싶어요!!
     댓글
  • 불 태 산

    2006.04.07 18:10

    재물의 많고 적음이...문제가 아닌듯..
    얼굴에 웃음이 가득한 얼굴들이 인상적입니다.
    음 이 탐가시는 한편에 만점을 드려야 할듯한데...마음만 드립니다..ㅎㅎ
     댓글  수정  삭제
  • 뜰에봄

    2006.04.08 07:39

    몇몇 아이들은 예전의 우리 시골 아이들과 흡사해요.
    정말 가 보고 싶은데 제 체력으로 감당이 안 될 것 같아 사진만 자꾸 딜다 보게 되는군요.
     댓글
  • 김만수

    2006.04.08 12:43

    뜰에봄님, 충분히 갈 수 있습니다.^^
    우리가 근처 산을 탐사하듯이 천천히 가면 누구나 갈 수 있습니다.
    네팔의 ABC/푼힐 코스나 랑탕 코스는 천천히 가면 우리의 백두대간 보다도 수월해요.
    안나푸르나 라운딩은 원체 많이 걸어야 하니까 힘들 수도 있지만요. 꼭 한 번 가보세요!
     댓글
  • 영주

    2006.04.10 00:11

    덕분에 네팔구경 했네요.
    감사합니다.
     댓글
  • 푸른마음

    2006.04.10 10:49

    긴 글은 잘 읽지 않는 편인데.. 그래도 다 읽었어요..
    ㅋㅋ.. 후속편이 기대됩니다.. 벌써 나와 있네.. 애효 바쁘다 바빠 후속편 보러 가야쥐..ㅋㅋ
     댓글
  • 월류봉/友溪

    2006.04.11 11:18

    괭이밥, 괭이눈에 털별꽃아재비 그리고 앵초까지 -
    사람들의 얼굴마저 그리 낯 설지 않은 곳이군요.
     댓글
  • 찬수기

    2006.04.11 11:19

    갈수록 더 재미있어지네요
    덕분에 10여년전 가물가물하던 풍경들이 더 새롲게 다가오는군요.
    4편도 빨리 보러가자 ==3 ==3
     댓글
  • 안산/정귀동

    2006.04.13 02:58

    너무재밌어요,,
     댓글
  • 꽃마리*

    2006.04.15 12:42

    눈에 익은 꽃들과 아이들의 표정이 어찌 이리 정답게 느껴지는지 모르겠네요.
     댓글
  • 카이로스

    2006.04.17 23:52

    가고싶어요. 심하게 자극 주네요.
    걷고 사진찍고......너무 좋습니다
     댓글
  • 제주수선화

    2006.04.21 22:29

    가만히 앉아서 멋진 구경합니다,, 고생하셧습니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