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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 여행기

안나푸르나의 추억(7) A.B.C 가는 길

by 우산 신동호 2022. 1. 4.

ABC 트레킹 D6(2006.03.24)

 

'풍요의 여신' 안나푸르나.

 

 

그곳으로 가는 길.

 

 

눈 덮인 벌판을 걷는다.

 

 

드디어, 최종 목적지인 A.B.C에 오르는 날이다. M.B.C(마차푸차레 베이스캠프)를 거쳐 A.B.C를 다녀온다. 코스는 짧지만, 해발고도가 4,130m로 높기 때문에 조금 긴장된다.

 

 

 

Mozart - Andante in C major for flute and orchestra - KV 315

 

 

오늘이 D-day라는 것을 알았는지, 그믐달이 마중 나왔다...^^

 

 

빨래를 할 수 있는 형편이 아니니, 저렇게 자주 말리는 수밖에 없다.

 

 

아침 든든히 먹고,

 

 

 

출발~~^^

 

 

마차푸차레,

 

 

안나푸르나가 지척에 있다.

 

 

모디강(Modi Khola)을 따라 걷는다. 빙하가 녹은 물이 강을 이룬다. 히말라야의 만년설이 녹은 물은 인더스강, 갠지스강, 양쯔강, 메콩강 등 아시아 10대 강의 젖줄 역할을 한다. 지구 온난화로 빙하가 줄어들면 물이 부족해져서, 물 전쟁이 일어날 수도 있다.

 

 

초록 생명체가 주변의 눈을 녹이면서 자란다.

 

 

마치 안나푸르나에 오르는 것 같다...^^

 

 

힘들어 죽겠는데, 농담 말아요~~

 

 

 

따사로운 햇볕 아래,

 

 

살짝 미끄러운 눈길을 오르면서 몸이 더워지고 자주 쉬게 된다.

 

 

그래도 씩씩하게 잘도 간다...^^

 

 

부러우면 지는 거라며? ㅎㅎㅎ

 

 

 

 

 

M.B.C가 보인다.

 

 

 

 

저 높은 곳의 분위기는 살벌하지만,

 

 

아래는 평온하다.

 

 

 

 

우리에겐 낯 설고 두려운 곳이지만,

 

 

그들에겐 동네 뒷산 같이 친숙한 곳...^^

 

 

 

우리의 점심을 준비하느라 바쁘다.

 

 

마차푸차레

 

 

 

 

멋진 점심.

안나푸르나 남봉을 배경으로, M.B.C 마당에 차려진 만찬이었다.

 

 

초라해 보이지만, 뭘 더 바라겠는가? 최고의 만찬이다.

 

 

너도 배고프냐?

 

 

A.B.C로 오르는 길.

 

 

고도가 높아지면서 숨이 차고, 자주 쉬게 된다.

 

 

싸락눈이 쏟아졌다.

 

 

눈을 피해 쉬고 있는 '나비'
꽃은커녕 풀 한 포기 보기 어려운 이곳에 뭣하러 날아온 건지...  킬리만자로의 표범처럼 먹이를 찾아 올라온 것인가?...^^

 

'행복'

 

여기 나비가 보여주는

하나의 본보기가 있다;

거칠고 단단한 바위 위에

행복하게 누운,

달콤하지 않은 돌덩이 위에

친구도 없이 저 혼자 행복한 나비.

 

이제 내 침대가 딱딱하더라도

아무 걱정하지 않을 거야;

작은 나비처럼

나는 나의 즐거움을 만들어야지.

그 행복한 마음이

바위도 꽃으로 만드는 힘을 가진

한 마리 작은 나비처럼.

 

-윌리엄 데이비스 (W. H. Davies·1871∼1940)

 
 

 

 

 

A.B.C가 보인다.
토벌군이 다녀간 산적 막사처럼 썰렁한...^^

 

 

태극기와 우리말을 보니 포근하게 느껴진다.

 

 

 

달콤한 휴식.

모두 얼굴이 퉁퉁 부었지만, 라면과 차를 마시며 행복한 시간을 즐겼다.

 

 

휴식을 끝내고 다시 M.B.C로 내려간다.

 

 

눈이 계속 내리고,
저렇게 눈만 보이는 벌판은 처음 걷는다.

 

 

나중에 한라산의 만세동산에서도 경험했다. 이런 분위기가 좋다.

 

 

알 수도 없는 모래성으로 발을 옮긴다.

떠나는 것이 아쉽다.

천천히 천천히 내려간다.

 

 

이제 힘든 일정은 끝났다. 편안한 저녁이다.

 

 

생일을 맞은 분이 있어서 축하파티를 했다.
가이드의 노래에 맞춰 춤도 추고...

 

 

하늘에는 성근 별

파티가 끝난 추운 밤, 잠은 안 오고, 별 사진을 찍으러 나갔다. 롯지 마당에서 벌벌 떨며 홀로 사진을 찍던 밤이 아직도 생생하다.

 

 

북쪽에는 북두칠성이 있고,

 

 

반대편에는 여명에 물든 안나푸르나의 남봉.
M.B.C의 밤이 이렇게 끝나간다.

 

 

 

내일은 마차푸차레의 신비한 모습을 보게 된다.

 

2006.03.24(2022.01 보완)

(계속)

 

댓글 35

  • 최성훈

    2006.04.17 13:57

    너무 멋져서 입이 다물어지지않습니다 무사히 등정을 마치고
    안전하게 귀환 하심을 축하드리고 수고하셨습니다 짝짝짝^^
     댓글
  • 김만수

    2006.04.17 14:01

    ABC에서 하루밤 주무시지 못 하셨군요. 그 날 고도를 너무 높였으니 무리겠지요.
    별 사진은 새벽 3시경에 찍으셨군요. 잠도 안 주무시고.^^
    그 동안 잘 봤습니다. 감사합니다!
     댓글
  • 다소

    2006.04.17 15:11

    요즘 제가 권태기인지 게으름 인지
    알 수 없는 늪에 빠져 지냇엇는데...ㅠㅠ

    그 알 수 없는 늪에서 빠져 나옴을 감사 드리며
    신동호님이 올려 주신 신비롭고 신선한 여행기에
    흠뻑 취해서 결국엔 경건한 마음마져...

    너무 너무 수고 하셧습니다^^*
    옴마니반메훔 ()
     댓글
  • 하늘너머

    2006.04.17 15:32

    일곱편의 여행기 잘 보았습니다.
    언제 한번 이런 여행을 해 볼 수 있을련지...정말 부럽습니다.
     댓글
  • 나무늘보

    2006.04.17 15:38

    너무 속상하고 질투심에 불타, 흥-이다며 댓글도 안달고 훔쳐 보았는데 벌써 연재가 끝이라니 아쉬구먼유.
    여하튼 재미있게 잘 본 것은 사실이고요, 빨리 백수 되어서 가고픈 생각뿐이네요.
    갔다 오시느라, 올리시느라 수고하셨습니다.
     댓글
  • 다향/김복진

    2006.04.17 16:21

    이국에서 바라본 밤하늘의 쏟아지는 별을 보면서
    하루의 피로를 풀고 내일의 기대에 잠자리에 드셨으리라...
    바라보는 사물 하나하나에 담긴 신동호님의
    진한 애정을 느낄 수 있어 읽고 보는 내내 즐거움이 컸습니다.
     댓글  수정  삭제
  • 애기물매화

    2006.04.17 17:08

    7편의 여행기.. 여기서 끝인가요?
    감사히 잘 읽었습니다.
    산행도, 여행기도 올리시기 힘드셨을텐데 수고하셨습니다.
    민작가님은 힘드시지 않으셨는지요?
    대단하십니다. 그저... 부럽기만해요. ^^*
     댓글
  • 바다

    2006.04.17 18:12

    참 멋지내요.....
     댓글
  • young

    2006.04.17 19:01

    잘 봤습니다.고맙고 감사하게 읽고 감동받았습니다.
    모두들 무사하게 돌아오셨을거구..민작가님도..
    부럽습니다^^
    담엔 저희도 끼워주세요..제발~!
     댓글
  • 꼬꼬마/백태순

    2006.04.17 19:53

    몰래 몰래 흔적없이 읽어보고 있었는데
    이제 끝--이라 하시니 아쉬움이...
    저로서는 엄두내지 못할 곳의 이야기들 잘 봤습니다.. ^ ^
     댓글
  • 신동호

    2006.04.17 20:19

    여러분께 즐거움을 드릴 수 있어서 행복했습니다.
    끝내기에 대한 부담감 때문에 엉성하게 마무리를 합니다만,
    못다한 얘기가 너무 많아서 틈나는대로 또 올리겠습니다.

    즐겁게 봐주신 여러분,
    고마워요~~...^&^
     댓글
  • 딤아

    2006.04.17 21:23

    전에도 그랬는데, 좋은 영화 한 편 보다 더 좋아요.
    감동이란 말이 어울립니다, 지금 제 마음이요.
     댓글
  • 도솔천

    2006.04.17 22:21

    와!~~~~신동호님, 네팔 다녀오셨네요.넘! 넘! 부럽버요.^^
    오늘 처음으로 보았는데..벌써 끝이라니 못다한 얘기 기둘리겠습니다.
    우울한날 고독한 여행자가 되어서 천천히 혼자 여행하겠습니다.(신동호님 여행후기로요,다시 1편부터 쭉~~)
    고생은 하셨겠지만 추억은 그보다 더 많은것를 간직 하셨겠지요. 축하 드립니다.^^

     댓글  수정  삭제
  • 카이로스

    2006.04.17 23:47

    참 좋은 글과 사진 잘 봤습니다
     댓글
  • 푸른마음

    2006.04.18 00:28

    지금까지 하나도 빠뜨리지 않고 즐겁고 재밌게 잘 봤습니다..
    본인이 신동호님 옆에서 같이 동행하고 있는 느낌으로요.....^&^..
    언제 나도 이런 글 올릴 수 있는 기회가 오기를 기다립니다..
     댓글
  • 좋은아침

    2006.04.18 03:05

    좋은아침
    앉아서 좋은 여행 감사 드림니다.
    옴마니반메홈 CD 구입방법 있으시면 부탁 드려도 될까요?
     댓글
  • 소원

    2006.04.18 07:52

    그동안 가슴 벅찬 감동으로 댓글마저 쓸 수 없었습니다.
    몇번이고 읽고 또 보고..
    목적이나 방향성 없는 삶의 권태가 느껴질 쯔음
    제 꿈의 높이를 네팔 ABC 트레킹에 맞춰서 한번 다녀 오고 싶습니다.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댓글  수정  삭제
  • 靑旴/김기운

    2006.04.18 11:31

    그동안 정성어린 여행기 잘 봤습니다....
    화려하지 않으면서도 잔잔한 감동이 흐르는 여행기...... ^&^
    벌써 끝이라니 서운하기도 하지만 그동안 좋은글 감사했어요...^___^
     댓글
  • 신동호

    2006.04.18 14:17

    격려해 주시는 분이 많으니,
    속편도 올려보겠습니다..^^

    옴마니반메홈은 카트만두 시내에서 듣고 좋아서 CD를 샀는데 바가지 썼어요.
    관공지에서 정품 가격으로 샀는데,그곳에서 파는 것이 모두 복제품이었어요.
    CD점에서 복제품을 2,000원 정도에 팔더군요.

    이곳에서는 himalaya.co.kr에서 그쪽 음반을 취급하는 것 같구요,
     댓글
  • 無住/최정철

    2006.04.18 14:48

    긴 글 준비하시느라 고생 많으셨습니다.
    참 재미있게 잘 읽었습니다.
    저에게 새로운 숙제를 주시는군요.
     댓글
  • 이장후보™

    2006.04.18 20:21

    아!...... 부럽고 샘나서 답글없이 마지막까지 보았네요^^
    속편도 있다니 무척 기대됩니다.....

    다시 한번 그곳에 다녀오리라는 결심을 굳혀봅니다.....

    세세하게 정리해주셔서 편하게 보았습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댓글
  • 찬수기

    2006.04.18 21:42

    매편마다 참 재미나게 잘 읽었읍니다.
    신작가님의 열렬팬들이 많이 생겼습니다.
    근데 이제보니 숨어서 몰래 훔쳐보던 응큼독자들도 꽤 많았나봐요 ㅋㅋ
    이것으로 대장정의 막을 내리시는 줄 알았더니 속편까지 있다구요?
     댓글
  • 백선/길승만

    2006.04.18 22:26

    그 사진 한장한장마다 그때의 숨결이 느껴 집니다...
    연재기 만드시느라 고생 하셨습니다...
     댓글
  • 황소(김형소)

    2006.04.18 23:44

    내려가기가 5~6편은 되겠다 싶어 내심 한달을 즐겁게 보낼려고 했는데 벌써 끝내나요?ㅎㅎ
    정말 잘 보았고 가고파하는 열망에 온몸이 달아오르네요 ..
    간간히 속편을 잘 올려주시길 바랍니다~부탁입니다..ㅎㅎ
     댓글
  • 다소

    2006.04.19 09:34

    세 번째 눈썹 같은 月 사진과
    맨 마지막 (약초)?캐는 사진을..훔쳐 갑니다..
    물론, 옴마니반메훔.. 모셔 가옵니다.
    불교 방송 모 구성작가에게 .....
     댓글
  • 꽃마리*

    2006.04.19 10:31

    끝이라해서 섭섭한 마음으로 사진들을 보다가 속편이 있다는 소식에 다시 기뻐합니다.
    정말 아름다운 곳, 신동호님의 사진으로 인해 더 아름답게 다가왔습니다.
     댓글
  • 머찐오빠/박대용

    2006.04.19 14:33

    덕분에 제가 다녀온것 같은 생각이 듭니다 좋은 추억 잊지안으실겁니다
    고생많이 하셨구요 그동안 세세히 보여주심에 감사드립니다..
     댓글
  • [山野]김기찬

    2006.04.19 16:42

    긴 글은 잘 읽지 않은 편인데...
    이번 여행기 만큼은 인디카 접속하고선 제일먼저 찾아 읽었던 재미난 글이였습니다.
    좋은 여행기 공유 해 줘서 고맙웠고요.
    또한 속편 기둘리는 맛으로 열심히 접속해야겠습니다...ㅎㅎ..
    제 체력으로는 택도 없을 것입니다만. 언제고 꼭 한번 가 보고 싶은 곳입니다.
    감사합니다.
     댓글
  • 반달(신환철)

    2006.04.19 20:29

    아니...이제 막 읽었는데..마무리라고요...
    올리신 글 찬찬히 읽어보겠읍니다.
     댓글
  • sm/염민호

    2006.04.20 13:15

    잘 읽었습니다. 좋은 글... 그리고 올려주신 사진... 부럽게 감상했습니다.
    마치 가본 것 처럼 볼 수 있으니 이것도 축복입니다.
    감사합니다. ^^
     댓글
  • 얼치기작가

    2006.04.28 23:53

    ㅎㅎㅎ 인기좋다..
    내는 히말라야..에베레스트를 한번...언감생심...^*^
     댓글  수정  삭제
  • 푸른이내

    2006.05.14 00:08

    참으로 기쁜 마음으로 읽은 글이었읍니다.
    트래킹이라는 낱말을 알게 되면서부터 꿈꾸어 왔었는데
    이렇게 생생하게 보여주시니 너무도 감사합니다.
    더불어 마음까지 맑아지는 느낌입니다.
    하늘이 거꾸로 쏟아져 내릴 듯한 별빛도 참으로 좋았을 듯 싶읍니다.
     댓글
  • 금당화

    2006.05.19 14:27

    언젠가 꼭 가보고 싶은 설산의 모습 감명깊게 잘 보았습니다.
    이론으로만 알던 둥근 무지개는 정말 환희롭습니다!
    많은 사람들을 행복 속으로 초대하셨으니 여행의 노곤함도
    사라지고 행복한 마음으로 충만하시겠지요.^^*
     댓글
  • 카라

    2006.06.19 22:27

    흥분된 마음으로 7편 까지 보았습니다.
    님의 정성된 마음에 아! 나눔이라는 것은 이런 거 구나 하며 행복 했습니다.
    저희들에게 사랑을 주셨으니 님의 마음은 더욱 더 행복 하시리라 생각합니다.
    무지개와 티없이 맑은 아이들의 눈망울이 인상적이 었습니다.
     댓글
  • 맑은영혼/마용주

    2006.06.28 08:40

    대단하십니다
    한편의 드라마네요
    잘봤습니다
    하지만 뽐뿌는 받지 않습니다
    왜냐구요?]제가 산을 무서워 하자나요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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