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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여행기

서울 첫눈, 치악산 상고대 2021.12.19

by 우산 신동호 2022. 1. 4.

 

서울에 눈이 내렸다. 눈이 귀했던 겨울이라 이런 함박눈이 더 반가웠다.

 

 

바로 집을 나섰다.

 

 

아빠는 아이를 위해서 눈썰매를 들고 나왔다. 행복이 보인다.

 

 

 

 

 

가막살나무의 빨간 열매는 흰 눈이 덮였을 때 젤로 예쁘다.

 

 

덜꿩나무의 겨울눈

 

 

철 모르고 피었던 진달래 꽃에 눈이 덥혔다. 아이, 차가워~~

 

 

 

개암나무 열매

 

 

누리장나무 열매

 

 

 

 

갑자기 구름이 걷히고 파란 하늘이 나왔다.

 

 

노을도 예뻤다.

 

 

 

 

다음 날도 좋은 날씨다.

 

 

 

여명이 숲을 붉게 물들인다.

 

 

Mozart - Flute & Harp concerto, K 299 - 2nd movement

 

 

원주에 사는 친구의 페북에 눈 덮인 화살나무 열매가 올라왔다.

 

 

치악산 CCTV를 보니 상고대도 피었다.

 

 

아내는 추위 때문에 망설였는데, 아침이 되니 조금 풀린 것 같아서, 늦은 시간이었지만 치악산으로 출발했다.

 

 

원주 가는 고속도로 곁의 산에는 눈의 흔적이 없어서 실망했는데, 황골로 접어드니 치악 능선을 하얗게 덮은 상고대가 보인다. 가슴 설레는 순간이다. 

 

 

입석사에서 올라가서 구룡사로 내려올 계획이다. 친절한 친구가 구룡사에서 픽업을 해줘서 가능한 코스였다. 서울에서 늦게 출발했기 때문에, 정상에 빨리 오를 수 있는 입석사 코스를 택했다.

 

 

 

 

 

 

입석대

 

 

능선에는 하얀 상고대가 아직도 한창이다. 마음이 급해진다. 상고대가 햇볕에 녹거나 바람에 떨어지기 전에 능선에 올라야 한다.

 

 

하지만, 서둔다고 될 일이 아니다. 가파른 오르막에 무리하지 말아야지. 노년에는 그저 조심 조심~~^^

 

 

독야 청청 소나무. 상고대와 아침 햇살에 더 돋보인다.

 

 

 

 

 

 

 

 

내려오는 사람들은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치악산 최고의 상고대였다고. "이젠 늦었다"는 얘기로 들리기도 했다...^^

 

 

 

 

이 정도만 봐도 충분했다.

 

 

 

 

 

갑자기 돌풍이 불더니, 상고대가 쏟아진다.

 

 

 

드디어, 능선에 올라선다.

 

 

비로봉과 돌탑이 보인다.

 

 

 

 

 

바람에 상고대가 많이 떨어져 나갔다. 늦은 출발이 아쉽다.

 

 

그래도, 괜찮아요. 이렇게 아름다운걸~~^^

 

 

맞아, 욕심은 그만~

 

 

 

 

 

 

 

 

 

 

 

 

 

'황장금표(黃腸禁標)'는 황장목(질 좋은 금강송) 보호를 위하여 일반인의 무단 벌목을 금지한다는 내용의 방(榜)이다. 치악산에는 3개가 있는데, 구룡사와 새재 마을 입구, 그리고 여기 비로봉 가는 길에 있다.

 

 

 

비닐하우스를 치고 점심을 먹었다. 바람이 세게 불어서 비닐이 찢어졌다.

 

 

 

시간이 늦어서 비로봉은 오르지않고 계곡으로 내려갔다. 계곡에는 눈이 많이 쌓였을 거라는 계산도 했다. 비로봉 너머 사다리병창 길에는 눈이 적을 것 같았다. 나이가 들면서 잔머리만 는다...^^

 

 

 

 

 

간간이 돌풍이 분다.

 

 

 

데크를 많이 설치해서 계곡길이 수월해졌다.

 

 

 

 

 

 

 

 

 

 

 

 

순식간에 계절이 바뀐다. 봄? 가을?...ㅎㅎㅎ

 

 

친구가 마중을 나왔다.

 

 

 

친구의 집은 명당이었다.

 

 

 

 

이렇게 마당이 넓고 큰집을 가족의 힘으로 단장했다니 놀랄 뿐이다. 교수로 있던 부부가 귀농을 해서 농부가 되고, 잔디를 심고, 축대를 쌓고, 아직도 진행형이다. 손주들이 잔디밭에서 안전하게 뛰놀도록 농약도 안 쓴단다. 땡볕에서 쪼그리고 앉아 잡초를 뽑는 것이 얼마나 힘든 일인가? 조상님 산소와 시골집 잔디밭에서 잔디 돌보느라 고생했던 기억이 생생하다.

 

 

 

옛이야기 지줄대는 고향 땅에서, 흙에서 자란 마음이 있고, 평소 생활체육으로 단련된 몸이라 가능했을 거라 짐작한다. 고고한 모습의 교수님은, 아무렇지도 않고 예쁠 것도 없는 사철 작업복에 슬리퍼를 신은 아내가 되어 너무 행복하다고 한다...^^

 

 

가마솥 화로에 가리비, 가래떡, 옥수수, 고구마를 구워 먹고, 재가 식어진 후, 20평 집에 들어가서 충훈이가 만들어줬다는 진공관 앰프에 이문세 LP를 턴테이블에 올리고, 담금주 한잔 마시며 도란도란거렸다.

 

그곳이 차마 꿈엔들 잊힐리야~~^^

 

 

친구 부부의 사랑을 가슴에 품고,

 

 

구름에 달 가듯이, 집으로 향한다.

 

2021.12.19 치악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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