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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양 여행기

초록 산과 계곡, 검은 대지, 그리고 분홍바늘꽃. 라우가베구르 트레일(3) 2023.07.29

by 우산 신동호 2023. 9. 8.

난쟁이분홍바늘꽃(Dwarf fireweed/Chamaenerion latifolium)
극지방 이누이트족의 영양 공급원으로, 꽃과 잎을 차나 샐러드로 섭취한다. 그린란드의 국화이고 '어린 소녀'(niviarsiaq)라 불리는 사랑스러운 꽃이다.
 

 

오늘은 여섯 개의 강을 건넌다.
 
 

사람도 자전거도 강을 건넌다.
 
 

초록 이끼로 덮인 산.
 
 

그리고, 대지
 
 

그곳에서 반짝이는 수많은 별(Starry Saxifrage).
 
 

빙하(Mýrdalsjökull)와 화산이 남긴 검은 땅.
 
 

이끼 계곡
 
 

빙하에 안긴 Botnar 산장.
 
 

야영장
 
 

털버들(Salix lanata)
 
 

 

바다장구채(Sea Campion/Silene uniflora)
 
 

구름이 깔린 음산한 날씨. 쇼팽의 로망스가 귀에서 맴돈다.
 
 

 
 

Chopin: Piano Concerto No. 1 in E Minor, Op. 11 - II. Romance (Larghetto)
조성진
London Symphony Orchestra · Gianandrea Noseda
 
 

 << 오늘 일정 >>

 

Emstrur의 Botnar산장까지 가는 길. 여섯 개의 강을 건너고, 푸른 이끼로 덮인 산과 함께 검은 벌판을, 빙하와 함께 걷는다.
 
 

 

어젯밤이 추웠다.
오늘은 침낭에 뜨거운 물통을 넣었다. 어릴 적에 따슨 아랫목 이불 속으로 파고들면 따끈한 밥그릇이 발을 간지럽혔던 기억이 난다. 발이 따뜻해지고 양말을 벗으니 따뜻 시원하다...^^
 
 

여명과 함께하는 새벽 산책으로 하루를 시작한다. 호수 주변을 돌았다. 얼리 버드의 특권이다.
 
 

 

아침은 국과 장아찌가 있는 특식이다...^^
 
 

어느 산장이나 화장실이 깨끗했다. 카고백을 산장 한구석에 놓고 떠난다. 픽업맨이 알아서 가져갈 거다.
 
 

출발~~^^
 
 

 

구름 사이로 파란 하늘과 빙하가 보인다.
 
 

첫 번째로 만난 강(Bratthálskvísl river)
 
 

가볍게 건넜다.
 
 

아우는 역시 등산화를 벗지 않고 건넜다...ㅎㅎ
 
 

 

 

털버들(Salix lanata)이 많이 보였다.
 
 

 

별범의귀(Starry Saxifrage).
 
 

초록의 산과 계곡은 빙하가 쓸고 지나가면서 생겼을 것이다.
 
 

북극백리향(Arctic Thyme/Thymus praecox)
 
 

고산장대(Arabis alpina)
 
 

아르메리아(Armeria maritima)
 
 

 

두 번째 강
Hvanngil 산장이 보인다.
나무다리를 건넜다.
 
 

SF영화에서 나올 듯한 이끼 산.
 
 

아이슬란드 말.
어제 알프타바튼 호수에서 만난 녀석들이다. 손님을 태우고 호수 주변을 돌고 있었다.
말을 타고 주변을 도는 투어가 있다.
https://islandshestar.is/tour/sheep-round-up-rangarvallaafrettur/
 
 

Hvanngil 산장
산장이 예뻤다. 데이터가 터지는 곳이라 마지막 이메일을 보내느라 시간이 걸렸다. 짐을 내릴 마지막 장소가 바뀌어서 꼭 알려야 했다. 이메일을 날리고 마음이 편해졌다.
 
 

멀리 일행이 기다린다.

용암이 특이했다. 이렇게 부드럽게 굽이치는 것은 '파호이호이 용암'이라 하고,
 
 

딱딱하고 거친 것은 '아아 용암'이라 한다. 용암이 많은 하와이 언어라서 묘한 이름이 됐다.
 
 

차가 들어올 수 있는 곳이라, 단체로 산악마라톤을 즐기고,
 
 

라이딩을 즐기는 젊은 커플도 있다.
 
 

세 번째 강, 물살이 세서 험한 세상의 다리가 되고 싶었는데,
 
 

이미 다리가 있었네...^^
 
 

예쁜 꽃 한그루 만났다고 흥분했는데,
 
 

 이런 대규모 군락을 만나서 모두 휘둥그레졌다.
 
 

 

이끼와 함께 있으니 더 예쁘다...^^
 
 

 

네 번째 강(Bratthálskvísl river)이 나왔다.
 
 

엄청 차가운 물에 강폭이 길어 제일 힘든 강이었다.
 
 

 

그래도 발이 시원해져서 걸음이 가벼워졌다...^^
  

 

여긴 바다장구채의 성지. 외로울 때나 힘들 때가 많았을 텐데 어떻게 견뎠을까?
 
 

용암의 품에 안겨 덜 외로웠나?...^^

 

 

 

흐린 날엔 회색 글씨가 되는 반응형 인공지능 전광판...ㅎㅎㅎ
파란 하늘엔 파랑, 흰 구름엔 흰 글씨~~
 
 

 

다섯 번째 강
 
 

여긴 다리가 있다.
 
 

우릴 추월해 가더니, 어느 순간엔가 모두 사라졌다. 정말 빠른 사람들이다. 검은 모래가 나오면서 걷는 게 피곤하다. 북풍이 불면 모래 폭풍으로 괴로운 지역이다.
 
 

 

우린 우리의 길을 간다.
 
 

 

 

가족은 늘 아름답다.
 
 

우리도 가족이야...^^
 
 

여섯 번째 강
 
 

 

 

 

우리 짐을 실은 빨강 차가 열심히 달린다...^^
 
 

 

 

 이끼로 덮인 두 봉 사이를 빠져나와,


 빙하를 보며 검은 땅을 걷는다.


 

 

빙하(Mýrdalsjökull) 앞에 섰다.
 
 

 잠깐 빗방울이 떨어졌다.


 그 아래 산장이 보인다.


Botnar산장에 도착했다.
 
 

 

 

안내가 자리를 비워 30분 정도 기다렸다가 저알콜 맥주와 함께 점심을 먹었다. 야영과 샤워비를 카드로 계산하니 100Kr 동전 25개(5인용)를 준다. 그런데, 아무도 샤워를 하지 않았다. 오늘 야영이 끝나니 내일 편하게 하고 싶었나 보다. 동전은 끝내 쓸 일이 없어서 공항에서 투척.
가끔 '공짜(FREE)'라고 쓴 식료품이나 가스를 두고 가기도 한다. 저 공짜 스낵을 맛있게 먹었다...ㅎㅎ
 
내일 짐 도착이 걱정됐는데, 산장에서 운전기사를 만나 정확한 장소와 함께, 버스 출발시간인 3시 이전에 올 것을 약속했다. 
 

오늘은 모래길과 내리막이 많아서인지 발끝이 아팠다. 내일도 비슷한 코스이니, 신발끈을 꽉 메고 시작해야겠다. 토요일이라서 캠핑장이 꽉찼다. 우리 텐트 옆의 작은 공간도 비집고 들어왔다. 개울가에 자릴 잡아서 물소리기 신경 쓰이지만, 옆 텐트의 소음을 희석해서 좋았다. 3일간의 스티커 3장이 붙어있다.
 
 

내일이면 라우가베구르 트레일이 끝나고, 모레 마지막 트레킹, 핌뵈르뒤할스(Fimmvörðuháls) 트레일에 도전한다. 계곡의 물소리를 들으며 잠을 청한다.
 
2023.07.29  Álftavatn-Emstrur, 라우가베구르 트레킹(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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