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국이 그리웠던 성탄 연휴.
덕유산 설천봉 CCTV의 설경에 몸과 마음이 동했다.
강추위가 한풀 꺾이고 해님도 머리를 내미는 좋은 날이다.
새벽 4시 15분에 집을 나서 친구를 픽업하고 덕유산을 향했다.
7시 50분에 삼공리 입구에 도착해서 아침을 먹었다. 산등성이에 붉은 여명이 보인다.
구천동 계곡 너머의 설산.
설렌다~~
'어사길'을 따라 백련사를 거쳐 향적봉에 오른다. 대피소에서 점심을 먹고 중봉을 지나 오수자굴을 지나 주차장으로 돌아간다.
Dvořák : Serenade for Strings in E Major, Op. 22, B. 52 - II. Tempo di valse
Wiener Philharmoniker · Myung-Whun Chung
구천동 입구에는 오토캠핑장이 많이 생겨 어수선했다.
눈꽃을 즐기는 관광객도 보인다.
백련사까지 6.4Km의 도로는 지루했는데, '어사길'이 생기면서 계곡의 오솔길을 즐기면서 걸을 수 있었다. 내려올 때는 도로를 이용했다...^^
하얀 눈이 덮인 바위 위로 아침 햇살이 쏟아진다.
따뜻하다.
꺼꾸리 고드름이 보였다.
신기하다...^^
어사길이 끝나고 도로로 나왔다.
날씨가 좋아서 등산객이 많았다.
몇 년 사이에 젊은 등산객이 늘었다.
좋게 보인다.
능선의 눈은 아직 쌩쌩하다.
기대가 되고 마음이 급해진다.
백련사에서 간식을 먹고 향적봉을 향한다.
겨우살이가 한창이다.
빨강과 노랑 열매가 사이좋게 달려있다.
백련사 계단.
계(戒)를 주는 의식이 이루어지는 단(壇).
관세음보살을 부르며
일곱 번 이상 돌면 소원을 이룰 수 있다고 한다.
설국으로 들어선다.
땅콩 같은 철쭉 열매가 꽁꽁 얼었다.
크리스마스트리가 보이고,
하늘에선 하얀 별이 쏟아진다.
하산하는 등산객이 많아졌다.
곤돌라를 타고 설천봉에 도착해 향적봉으로 오른 후에 내려오는 분들이다.
친구는 정신없이 셔터를 눌러댄다.
향적봉으로 오르는 마지막 계단.
정상석에서 인증샷을 남기려는 등산객이 엄청났다.
우린 아무데서 사진을 찍은 후에, 뽀샵으로 정상석 모셔왔다. 엉성한 합성...ㅋㅋ
향적봉 대피소
대피소로 내려와서 점심을 먹었다.
햇살이 오락가락하고 바람이 세지 않았지만 장갑만 벗으면 손이 얼었다. 비닐 쉘터를 잊고 와서 아쉬웠다.
그래도 따끈한 라면 국물과 풍경에 취해 행복한 모습이다.
향적봉에서 사진을 찍기 위한 줄이 더 길어졌다.
점심을 마치고 중봉을 향한다.
중봉으로 가는 길은 그야말로 하얀 천국이었다.
해가 갈수록 초라해지는 주목이 하얀 외투를 입으니 생기가 돈다.
중봉에 올랐다.
덕유평전에서 올라오는 분들이 보인다.
안성매표소나 삿갓재에서 오는 분들이다.
우린 오수자굴로 내려간다.
산등성이의 곡선이 아름답다.
한라산의 스노우 몬스터에 비할 바는 아니지만, 세렝게티의 평원에서 어슬렁대는 몬스터를 보는 듯하다.
오수자굴로 내려가는 길은 경사가 급했다.
오수자굴의 꺼꾸리 고드름.
마리아 상도 있고, 성전에 들어선 기분이다.
백련사로 가는 너덜길은 지루하고 힘든 길인데, 눈이 덮여있어 덜 힘들었다.
설경에 홀려 강아지 마냥 이리저리 뛰다 보니 산행이 길어졌다.
늦게 내려운 덕에
호젓하게 백련사 일주문을 지난다.
달이 떴다.
달그림자가 따라온다...^^
삼공삼거리의 맛집에서 저녁을 먹고 서울로 향한다.
차량 정체가 없어서 3시간 만에 집에 도착했다.
함께해준 친구와 아내에게 감사~~^^
2023.12.23 덕유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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