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뒷산에 아까시나무 꽃길이 생겼다.

간밤의 비바람에 수난을 당했다.

꺾이고,

떨어지고,


축축 늘어져 등나무로 변신한 듯...

아까시나무의 뿌리에 기생하는 뿌리혹박테리아는 공기 중 질소를 이용하여 암모니아를 생산하고, 아까시나무는 암모니아로 단백질을 합성해서 생장하고, 세균에게 단백질을 공급해서 '상리공생'한다. 세균이 땅에 모은 질소는 비료가 되어 다른 식물의 생장을 돕는다.

이런 특징으로 전쟁 후 황폐화된 우리나라 민둥산의 토질을 향상하는 데는 최적인 나무로 녹화사업에 이용됐다. 장작은 오랫동안 타고 화력이 강하며 연기가 적어 땔감으로도 유용했고, 우리나라에서 생산되는 꿀의 70% 이상이 아까시 꽃에서 나온다. 생식이나 튀김으로 먹거리가 되기도 했다.

산림녹화와 함께 여러모로 우릴 도와주지만, 뿌리가 얕고 약해서 나무가 커질수록 비바람에 잘 넘어져서 수명이 짧다. 이렇게 다른 나무들을 위한 무대를 만들어주고 퇴장하는 아까시나무는 우리나라에 푸른 숲을 만들어준 일등 공신이다.

우리나라의 '애국수(愛國樹)'에게 감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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