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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 쓰기

새로운 세상의 살을 에는 바람 속에서

by 우산 신동호 2021. 3. 2.

루이스 글릭 <눈풀꽃> (류시화 옮김)

Louise Glück - Snowdrops

 

 

내가 어떠했는지, 어떻게 살았는지 아는가.

 

 

절망이 무엇인지 안다면 당신은

 

 

분명 겨울의 의미를 이해하리라.

 

 

나 자신이 살아남으리라고 기대하지 않았었다,

 

 

대지가 나를 내리눌렀기에.

 

 

내가 다시 깨어날 것이라고는
예상하지 못했었다.

 

 

축축한 흙 속에서 내 몸이

 

 

다시 반응하는 걸 느끼리라고는.

 

 

그토록 긴 시간이 흐른 후에

 

 

가장 이른 봄
차가운 빛 속에서

 

 

 

다시 자신을 여는 법을
기억해 내면서.



 

나는 지금 두려운가, 그렇다. 하지만

 

 

 

당신과 함께 다시
외친다.

 

 

"좋아, 기쁨에 모험을 걸자."

 

 

 

Love is Just a Dream

조수미

 

 

새로운 세상의 살을 에는 바람 속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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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릭의 시에 나오는 'Snowdrops(눈풀꽃)'은 봄이 시작될 무렵에 언 땅을 뚫고 나오는 작은 풀이다.

우리나라에서는 보지 못했지만, 복수초, 변산바람꽃, 너도바람꽃과 비슷한 느낌을 주는 억센 풀이다.

 

눈을 뚫고 나오는 노란 복수초를 처음 봤을 때의 감동을 잊지 못한다.

뿌리에 저장해둔 에너지원을 총동원해서 열을 만들고,

몸통만 한 얼굴을 파라볼라 안테나같이 펼쳐서 햇빛을 흡수하고 주변의 눈을 녹인다.

작은 곤충을 끌어들여 수정을 하고 열매를 맺어 종족 보존의 의무를 끝내면,

다른 예쁜 봄꽃에 자리를 내주고 흔적 없이 사라진다.

 

그들은 봄꽃이라기보다는 '겨울꽃'이라는 이름이 더 어울린다.

 

2021.03.05 우산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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