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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여행기

[제주] 성산일출봉-알오름 2023.01.13

by 우산 신동호 2023. 3. 7.

 

궂은 주말, 야생화 사진 동호회 '인디카' 전시회 참관을 위해 제주행 비행기를 탔다.
 
 

그래도, 파란 하늘이 살짝 보인다...^^
 
 

성산 일출봉 주변을 걸을 계획으로 성산에 숙소를 잡았다.
 
 

공항에서 성산일출봉으로 가는 버스(111, 112번)를 탔다. 1시간 15분 정도면 부담 없는 거리지만, 제주도민은 서울에서 강릉 가는 거리로 생각한다...^^
 
 

 

성산일출봉 정류장에서 숙소(휴안스테이 호텔 1박 50,000원)까지 5분 정도 걸렸다.
바다 전망에 방이 깨끗하고,
 
 

 

친절하다.
 
 

저녁은 주변에 있는 '어조횟집'.
먹을 곳을 찾다가 손님이 많아서 들어갔는데, 맘에 쏙 들었다...^^
 
 

다음날 새벽에 성산포항 여객터미널까지 산책을 했다.
 
 

바람이 심해서 우도행 여객선은 결행이다.
 
 

터미널 내의 편의점에서 달달한 모닝커피를 마셨다.
숙소로 돌아와서 짐을 챙기고 일출봉을 향했다.
 
 

비바람을 막기 위해서 중무장을 했다.
이런 날에는 방수 바지와 스펫츠가 필수이다.
아내의 신발이 방수가 안돼서 물이 샜다. 돌아와서 방수 트레킹화를 바로 주문했다...^^
 
 

일출봉으로 가는 길에 식당이 많았다.
젊은이가 들어가는 것을 보고 맛집이라 생각해서 들어갔다.
"우뭇개일번지"
 
 

딱 맘에 드는 메뉴.
 
 

오징어와 북어 조각이 들어있는 콩나물 해장국이 맛나다.
 
 

관광객이 한명도 없다.
내려올 때까지 우리뿐이었다.
65세 이상은 무료란다. 입장료가 오천 원이니 둘이 만원 벌었다...ㅎㅎㅎ
 
 

Mozart Concerto for Flute Harp and Orchestra in C major, K 299
 
 

 

 

 

 

 

성산일출봉은 원래 섬이었는데, 떨어져 내린 퇴적물이 쌓여서 육지와 연결됐다고 한다.
 
 

정상에 올랐다.
 
 

 

1976년에 목포에서 아리랑호를 타고 처음 제주에 갔다.
 
 

그때 일출봉에 올랐고 이번이 두번째. 그동안 일출봉에 무심했다...^^
 
 

위 사진은 아마 이쯤에서 찍은 것 같다.
 
 

일출봉 분화구.
그때는 저 분화구를 건너 맞은편으로 갔던 기억이 나는데, 지금은 출입금지.
 
 

내려갈 때는 다른 길로 간다.
 
 

일출봉에서 내려와 주변을 걸었다.
왼편 아래 해녀의 집이 보인다.
소라회에 소주 한잔 하고픈데, 아침부터 그럴 수도 없고, 그냥 참는다...^^
 
 

 

해변에 있는 일제 동굴진지를 가려고 했는데,
비바람에 얼굴이 따가워서 내일로 미루고, 바람을 등지는 반대방향으로 걸었다.
 
 

백다방에 들어가 옷을 말리면서 따끈한 커피를 마셨다.
 
 

이곳엔 손님이 없는데, 별다방은 손님이 꽉 찼다. 그들도 나를 이해 못 하듯이 나도 그들을 이해 못 한다...^^
 
 

우도가 보이는 길을 따라 걷기로 했다.
 
 

 

올레 1코스 해안길을 따라 알오름-종달초등학교까지 걷는다.
 
 

 

올레길 화살표
 
 

오조리로 넘어가는 다리에서 성산포가 보인다.
 
 

그리운 바다 성산포(이생진) / 낭송 이생진
 
 

 
(박인희 낭송에 익숙했지만, 시인이 직접 낭송하니 더 감동적이다.)
 
아침 여섯시
어느 동쪽에도
그만한 태양은 솟은 법인데
유독 성산포에서만
해가 솟는다고 부산필거야

아침 여섯시
태양은 수 만 개
유독 성산포에서만
해가 솟는 것으로 착각하는 것은
무슨 이유인가
나와서 해를 보라
하나밖에 없다고 착각해 온
해를 보라

일출봉에 올라 해를 본다
아무 생각없이 해를 본다
해도 그렇게 날 보다가 바다에 눕는다
일출봉에서 해를 보고 나니 달이 오른다
달도 그렇게 날 보더니 바다에 눕는다
해도 달도 바다에 눕고 나니 밤이 된다
하는 수 없이 나도 바다에 누워서 밤이 되어 버린다.

성산포에서는
설교를 바다가 하고
목사는 바다를 듣는다
기도보다 더 잔잔한 바다
꽃보다 더 섬세한 바다
성산포에서는
사람보다 바다가 더
잘 산다

성산포에서는
사람은 절망을 만들고
바다는 절망을 삼킨다
성산포에서는
사람이 절망을 노래하고
바다가 그 절망을 듣는다

가장 살기 좋은 곳은
가장 죽기도 좋은 곳
성산포에서는
생과 사가 손을 놓지 않아
서로 떨어질 수 없다

성산포에서는
남자가 여자보다
여자가 남자보다
바다에 가깝다
나는 내 말만 하고
바다는 제 말만 하며
술은 내가 마시는데
취하긴 바다가 취하고
성산포에서는
바다가 술에
더 약하다

나는 떼어놓을 수 없는 고독과 함께
배에서 내리자마자
방파제에 앉아
술을 마셨다
해삼 한 토막에
소주 두 잔
이 죽일놈의 고독은 취하지 않고
나만 등대 밑에서 코를 곯았다

저 섬에서
한 달만 살자
저 섬에서 한달만
뜬 눈으로 살자
저 섬에서
한 달만
그리운 것이
없어질 때까지
뜬 눈으로 살자

바다에서 돌아오면
가질 것이 무엇인가
바다에선 내가 부자였는데
바다에서 돌아오면
가질 것이 무엇인가
바다에선 내가 가질 것이
없었는데
날아가는 갈매기도
가진 것이 없었고
나도 바다에서
가진 것이 없었는데
바다에서 돌아가면
가질 것이 무엇인가
 
 

지미봉
 
 

 

전망 좋은 국숫집에서 점심을 먹으려고 했는데, 웨이팅 1시간...ㅠ.ㅠ
 
 

 

웨이팅은 포기하고 우도 구경하다가 다시 걷는다.
 
 

 

조금 걸었더니 식당이 나왔다. 실내 분위기와 전망이 좋고, 해물칼국수도 맛있다. 못난이 감귤은 서비스~~^^
 

 

제주 곳곳에 폐가가 많이 보였다. 코로나19로 힘들었고, 코로나 벗어나니 일본으로 향하고...ㅠ.ㅠ
성산에도 관광객이 없고, 텅 빈 식당이 많았다.
 
 

관광객 대신 갈매기만 바글바글...
올레 1코스는 우도 구경하기 좋은 길이다.
 
 

 

성산일출봉
 
 

자금우 열매
 
 

 

말미오름에 올라 간식을 먹었다.
 
 

 

지미봉과 우도,
 
 

성산일출봉의 모습이 시원하게 펼쳐진다.
 
 

 

알오름을 지나 종달초등학교 정류장으로 내려와 지미봉을 다녀오려 했으나 너무 늦었다.
 
 

오늘도 젊은이가 많이 찾는 식당에서 저녁을 먹었다.
"금돗 성산흑돼지"
 
 

2023.01.23 제주 성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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