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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여행기

[남도의 봄2] 백호산, 낭도, 오동도 2023.03.18-19

by 우산 신동호 2023. 5. 10.

 

 

 


 

 
Lang Lang
Bach: Goldberg Variations, BWV 988: Aria
 
 

백야도의 아침
누룽지와 주인장이 주신 갓김치로 아침을 잘 먹었다.
 
 

오늘은 백야산(백호산) 산행을 하고, 낭도로 가서 둘레길을 걷고, 행사가 있는 여수로 간다.
 
 

 

민박집 뒷길로 올라가면 백호산이다.
 
 

할아버지가 텃밭을 돌본다.
 
 

마당 넓은 집
 
 

어렷을 적에 동네 뒷골목도 딱 이런 모습이었다. 바다는 없었지만...^^
 
 

 

 

밭담 아래 손바닥만 한 땅뙈기도 그냥 버려두지 못하는 농심. 
 
 

차도로 올라서니 오른쪽으로 등산로 입구가 보인다.
 
 

 

 

아무렇게나 자라는 마삭줄에서 원시의 자연을 느낀다.
 
 

큰개별꽃
꽃잎 5장에 끝이 살짝 파인 개별꽃과 달리, 꽃잎이 더 많고 뾰족하다.
 
 

 

앞서가던 친구가 은하수 같다고 한다. 별꽃 가득한 은하수. 친구는 부인을 간병하면서 시인이 되었다.
 
 

동호회에서 모든 게시물에 댓글을 달 정도로 열정적이었던 친구. 정년 후에도 일을 놓지 않고 늘 새로운 것에 도전했다. 운동 마니아로 온몸이 근육 덩어리다. 차에 캠핑 도구를 싣고 시간만 나면 훌쩍 떠났는데, 부인이 아프면서 중단하고 간병에 올인했다. 부인의 몸이 나아지면서 이번에 우리와 동행했다. 우릴 위해 먼 길 달려준 친구에게 감사한다.
 
 

사방오리의 수꽃이삭이 땅바닥에 뒹군다. 수정이란 거사가 끝나면 이렇게 맥없이 떨어진다...^^
 
 

열매도 많이 떨어졌다. 아파트 뒷산엔 물오리나무가 많은데, 열매 모양은 같다. 처음 봤을 때 개의 변으로 보였다...ㅎㅎㅎ
 
 

 

나지막한 섬 산은 이렇게 거친 길도 포근하게 느껴졌다.
 
 

사스레피나무
 
 

어제 건넜던 백야대교가 보인다.
백야대교 건너편에 '힛도'가 보인다. 힛도는 원래 백야도와 화양면 사이의 좁은 해협을 지칭하는 이름이었는데, 지금은 해협 건너편에 있는 세포마을을 이른다. 해양 지명이 육지 지명으로 변했다.
 
 

제주에서 많이 볼 수 있는 '잣담'
동물이 마을로 내려오는 것을 막기 위한 돌담이다. 변변한 도구도 없이 맨손으로 담을 쌓는 조상님의 모습이 영화처럼 떠오른다. 마을 공동체가 한마음으로 일사불란하게 작업을 했고, 힘은 들지만 가족 같은 이웃과 함께하며 보람과 행복을 느꼈다.
 
 

각자도생의 세상.
이제 그런 공동체는 붕괴됐고, 모든 것을 혼자 해야 한다.
 
 

진달래가 참 곱게 폈다.
 
 

 

 

이번 여행은 내내 구름이었다. 화려한 경치가 아쉽지만 마음이 차분해져서 좋은 점도 있다.
 
 

산자고
 
 

영국 여행을 하면서 이런 벤치를 많이 봤다. 
 
 

즐겨 찾던 곳에 벤치를 기증하고, 기증자를 소개하는 글을 새긴 것이 인상적이었다.
 
 

 

친구는 또 드론 놀이에 빠졌다...^^
 
 

 

 

3봉은 길이 확실치 않아서 그냥 내려갔다.
 
 

 

예쁜 것을 만난 표정...^^
 
 

각시붓꽃이 낙엽을 뚫고 나왔다. 애썼어~~^^
 
 

끈질긴 낙엽을 자랑하는 감태나무
 
 

눈이 밝은 아내는 어느 틈에 두릅을 땄다.
 
 

사철 푸른 숲에서 진한 향기가 진동한다.
 
 

사스레피나무가 뿜는 향기다.
수꽃은 수술이 꽉 차있고,
 
 

암꽃은 꽃잎이 살짝 젖혀지고, 끝이 3갈래로 갈라진 암술대만 딸랑 보인다.
 
 

털제비꽃
 
 

왜제비꽃
털제비꽃과 비슷한데, 잎이 좀 다르다.
 
 

여기도 삼나무 숲이 있다.
우리나라 삼나무의 대부분은 일제강점기에 일본에서 들여와 식재한 것이다. 속성수에 방풍 효과가 커서 1970년대에도 많이 심어졌는데, 봄철 알레르기를 유발하고 다른 식물이 자라지 못해, 제주에선 우리 숲에 적합한 나무로 대체하고 있는 중이다.
 
 

 

춘란(보춘화)
 
 

 

귀룽나무
 
 

 

딱 보기에 명당이다~~^^
어제 갔던 하화도가 보인다. 오른쪽엔 상화도~
 
 

 

날이 좋아지니 기분도 좋아진다.
 
 

돌담길 돌아서니,
 
 

밭 매는 섬마을 아낙이 보인다.
 
 

사스레피나무는 이곳에선 검질이었다.
복습이 필요해.
수꽃? ^^
 
 

암꽃? ㅎㅎㅎ
 
 

송악
 
 

 

 

마당이 아름다워 슬쩍 들어가서 한방~~^^
 

밖에서도 예쁘다.
 
 

개가 조심해야 할 분위기...ㅎㅎㅎ
 
 

앞서 가던 친구는 내가 너무 늦게 오니 먼저 차를 가져오기 위해서 아내에게 짐을 맡기고 민박집으로 갔다.
 
 

 

백야대교 앞 버스정류장에서 친구를 기다렸다.
 
 

 

낭도에 도착했다.
 
 

낭도는 여우를 닮았다고 이리 낭(狼)를 써서 낭도라 하였으나, 낭도의 모든 산이 수려해서 고을 여(麗)와 뫼 산(山)을 써서 여산마을이라 부른다.
 
 

배가 고파서 식당부터 찾았다.
 
 

착한 가격이다.
 
 

시원한 막걸리와
 
 

백호산에서 채취한 두릅이 더해지니 진수성찬이 따로 없다.
 
 

 

관광객이 많았다.
 
 

점심을 먹고 낭도 둘레길을 걷는다.
 
 

경로당에 남녀가 따로 있는 것을 처음 알았다.
 
 

 

 

 

 

오토캠핑장
 
 

오토캠핑장과 카페는 다리가 생긴 후에 생겼을 거다. 전망 좋은 곳엔 온통 카페였다.
 
 

한가족 같던 섬마을에 외지인이 많아지면서 변화가 많을 텐데, 어르신들은 묵묵히 하던 일을 계속한다.
 
 

 

아내는  그분들이 캔 조개를 사고 싶었지만 보관을 할 수가 없어서 마음만 전했다.
 
 

 

방파제를 따라 등대를 다녀온 후에 둘레길 1코스를 계속 걷는다.
 
 

 

 

등대에서 잠깐 폼을 잡았다.
 
 

왼쪽에 팔영산이 보인다. 능선이 험했던 곳.
 
 

2005.02.27 팔영산

 

 

가운데 빨간 옷의 여인이 보인다. 겁 없던 시절...ㅎㅎㅎ
 
 

 

씀바귀 캐는 할머니.
이른 봄에 어린순과 뿌리를 캐서, 물에 담가 쓴맛을 없애고 나물로 먹는다. "이른 봄 씀바귀를 먹으면 그해 여름을 타지 않는다"는 말도 있다. 김주영의 소설 '홍어'에는 한겨울 '눈 속을 헤집고 씀바귀 뿌리를 찾아내는' 재주를 갖고 있는 여자 '삼례'도 등장한다.(우면산님의 식물이야기에서 발췌)
그만큼 우리와 친숙한 풀이다.
 
 

그 '삼례'가 친구에게 야단을 맞았다.
반 평생을 군에서 원칙대로 살아온 친구여서, 저런 것도 자연을 훼손하는 것이라고 생각하며 삼례에게 주의를 준 것이다. 두 분 모두 해야 할 일을 한 것이라고 생각했다. '삼례'는 생존 본능 아닌가? 친구야 좀 대충 하자...ㅎㅎㅎ

 

대충 해서 사고 나면 군에선 죽음이여~~
 
 

 

 

 

 

둘레길 곳곳에 해변으로 내려가는 길이 있었고, 그곳에서 멋진 풍경을 만났다.
 
 

 

 

 

등대풀
 
 

둘레길에 카페도 있다...^^
 
 

 

생뚱맞은 이름의 거리와 해변.
'산타바'가 '산사태가 난 바위'에서 유래했다는데, 너무  억지스럽다...^^
 
 

간첩 막는 해안초소.
이제는 의미가 없나보다.
 
 

 

남포등대
여기서 되돌아간다.
공룡발자국은 끝내 못 찾았다...^^
 
 

간식을 먹으며 휴식~~
 
 

 

 

민들레(털민들레)
 
 

 

밭에는 노인 몇분만 보였고,
 
 

관광객이 다니는 자리에는 폐가만 남았다.
 
 

친구의 차를 타고 여수로 왔다.
행사장에서 우아한 저녁을 즐겼다.
 
 

다음 날엔 오동도를 걷는다.
 
 

 

젊은 연인이 남긴 흔적
시들어가는 것을 보니, 딱 우리의 모습...^^
 
 

그래도, 마음은 청춘이라고~~ㅎㅎ
 
 

고목에 피는 꽃도 예쁘잖아~~
 
 

 

 

거북선을 전시한 이유가 궁금했는데 안내문이 보인다.
"만약 호남이 없으면 나라가 없는 것과 같습니다" 
호남은 곡창이고 전략적 요지이기 때문에, 호남을 지키기 위하여 한산도에다 진을 폈던  이충무공의 말씀
 
 

 

엑스포역에서 서울행 기차를 타고 3박 4일의 여행을 마무리했다.
 
 

 

친구 덕분에 즐겁고 편했던 여행.
고마워~~^^
 
2023.03.16-19 백야도, 개도, 하화도, 낭도, 오동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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