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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양 여행기

신들의 땅을 적시는 빙하의 눈물, 핌뵈르두할스 트레일 2023.07.31

by 우산 신동호 2023. 9. 13.

 

고산조밥나물(Alpine hawkweed/Hieracium alpinum) 
  

 

"무하유지향(無何有之鄕)"
있는 것이란 아무 것도 없는 곳,

장자가 추구한 무위자연의 이상향.

 

 

"싫증이 나면 아득히 높이 나는 새를 타고 세상 밖으로 나아가 아무 것도 없는 곳에서 노닐며 끝없이 넓은 들판에서 살려한다."
 
 

'신들의 땅'(Goðaland)으로 오른다.
 

 

 

 

오늘 하루는 우리가 핌뵈르두할스의 장자요 신선이요 황제가 되련다.
 
 
 

 
"황제(Emperor)"
Beethoven: Piano Concerto No. 5 in E Flat Major, Op. 73: II. Adagio un poco moto
Krystian Zimerman
Leonard Bernstein and Wiener Philharmoniker.
 
 

 

씨범꼬리(Kornsúra/Bistorta vivipara)
 
 

Goðahraun 용암지대
 


 

 

Eyjafjallajökull과 Mýrdalsjökull 빙하 사이의 Fimmvörduháls Pass
 
 

 

 

 

빙하에서 흐르는 물은 눈물이었다.

그 눈물이 모여 강이 되고 폭포가 된다.
 
 

빙하가 녹으면서 화산재가 뾰족이 드러났다.  
 
 

빙하가 사라진 계곡엔 검은 화산재만 남았다.

빙하는 눈과 추위로 산다.

눈은 줄고 기온은 올라가고,

빙하의 운명이 보인다.
  
 

빙하의 공동묘지로 보였다.
 
 

 

이곳의 폭포는 무서운 기세로 쏟아졌다. 멀리 있어도 겁이 난다.
 
 
<< 오늘 일정 >>
 

 

 

오늘 가야 할 길은 24Km가 넘고, 1,000m를 오르는 힘든 날이다. 이번 여행에서 제일 걱정을 많이 했던 코스이다. 또, 설악을 생각했다. 공룡의 가파른 오르막과 수많은 고저를 생각하면, 완만하게 오르는 이곳이 쉬울 것 같았다. 너덜지대도 적을 거고.... 걸어보니 실제로 그랬다. 공룡보다는 쉬운 길이었다. 재작년에 공룡을 넘은 경험이 도움이 됐다

 

수면제를 먹고 일찍 잠을 청했다. 5시간 취침. 2시 조금 넘어 눈을 떴다.  
 
 

3시에 동생을 깨웠다. 주방에서 아침을 먹고 4시 30분에 산행을 시작했다.
 
 

구름이 자욱하다.
 
 

 

Fimmvörduháls 트레일의 시작점이다.

목적지 Skogar 24.1Km
 
 

물매화(Jåblom/Parnassia palustris)
 
 

시작부터 예사롭지 않은 풍경에 가슴이 뛴다. 살인 미소의 신선 등장~~^^
 
 

 

비가 오면 진창이 될 길이다.
 
 

Þórsmörk 협곡.
'신들의 땅'(Goðaland)이라 불리는 곳.
딱 그런 분위기였다.

 
 

운해가 있어 더 아름답다.
 
 

'고양이 등'(Cat’s Spine Ridge/Kattarhyggir)을 조심스럽게 건넜다...^^
 
 

 

 

Mýrdalsjökull 빙하
 
 

  

아르메리아(Armeria maritima)
 
 

솔나물(lady's bedstraw/Galium verum)
 
 

 

 

고산조밥나물(Alpine hawkweed/Hieracium alpinum)이거나, 아이슬란드조밥나물(Icelandic Hawkweed/Hieracium islandicum)~~^^
 
 

고산점나도나물(Alpine Mouse-ear/Cerastium alpinum)

 
 

북극백리향(Arctic Thyme/Thymus praecox)
 
 

벌레잡이제비꽃(Common Butterwort-Pinguicula Vulgaris)
우연히도 이번 여행에서 제일 힘들었던 곳에서만 나타났다. 노르웨이 트롤퉁가와 오늘. 힘에 겨워 비틀대는 벌레를 잡는 녀석인가?~~^^

 

 

 

자주범의귀(Purple saxifrage/Saxifraga oppositifolia)

 

 

끝이 없는 너덜길.
 
 

 

헐! 이런 황무지에 텐트를 친 사람도 있다.
 
 

여기서 잠깐 길이 헷갈렸다.  흔적이 많은 길이 바른 길이다.
 
 

"동해물과 백두산"이 들렸다. 장엄한 풍경을 보면 습관처럼 애국가가 귀를 때린다.
 
 

 

유일하게 위험한 구간이 나왔다. 오른쪽으로 구르면 어디까지 떨어질까?...ㅠ.ㅠ
 
 

이런 쇠줄이 있는 구간은 여기가 처음이자 마지막이다.
 
 

산장 4km.
아직 먼 길이지만,
산장을 지나면 내리막이라는 희망~~^^
 
 

 

해가 구름 사이를 들락거린다.
 
 

 

초원범의귀(saxifraga granulata)?
 
 
 

씨범꼬리에 물방울 보석이 맺혔다.

 

아르메리아에도...^^
 
 

사방이 구름에 막히면 저 노랑 막대가 등대가 된다.


 

다발범의귀(Saxifraga cespitosa)
 
 

구름이 잔뜩 껴서 빙하도 안 보였다. 주저앉아 간식을 먹었다.
 
 

잠깐의 기다림 후에 파란 하늘이 나왔다. 신난다...^^
 
 

2010년 Eyjafjallajökull 화산 폭발로 Magni와 Módi 두 개의 산이 생기고, 주변에 Goðahraun 용암지대가 생겼다.
 
 

Goðahraun용암지대
 
 

Magmi산
 
 

산화철이 많으면 붉은색 용암이 된다.
 
 

 

 

 

 

우리와 역방향으로 오는 사람을 만났다. 우리가 이 산 전체를 전세 내고 올라왔는데, 시효가 끝났나 보다...^^
 
 

Fimmvörðuskáli 산장
 
 

Fimmvörðuháls Pass에는 Baldvinsskali와 Fimmvörðuskáli 두 개의 산장이 있다. 
 
 

멀리 Baldvinsskali 산장이 보여서 고생 끝이라고 만세 삼창을 했는데,
 
 

 

산장까지 오르락내리락 한 시간이 걸렸다...ㅠ.ㅠ
 
 

 

이 길은 Fimmvörðuskáli 산장으로 가는 길이고,
 
 

우린 Baldvinsskali산장으로 계속 전진한다.
 
 

경사가 심하고 미끄러워 내려가기 조심스러웠다.
 
 

 

 

자화상 한번 그렸다...^^
 
 

아, 산장이 보인다. 
  
 

이제 긴장이 풀린다. 산장 주인에게 맥주를 주문했더니 의아한 표정이다. 9시가 조금 지난 시간이니 아침을 먹을 시간이었다. 아침부터 술이냐고...ㅎㅎㅎ
 
 

이젠 폭포 구경하면서 내려갈 일만 남았다. 여기서 4Km 스코가강을 만날 때까지 너덜지대였다.
 
 

좌 Mýrdalsjökull 빙하
 
 

Eyjafjallajökull 빙하
 
 

좌청룡 우백호,

네 자리가 명당이야...^^
 
 

 

구름이 자욱했다.
 
 

구름 속이라 폭포를 못 볼 줄 알았는데, 물소리를 따라가 보니 보인다. 여기서 스코가 폭포까지 26개의 폭포가 있다고 하는데, 모두 엄청난 규모의 폭포였다.
 
 

스코가 강을 건넌다. 빙하가 녹은 물이다.
 
 

 

 

폭포가 나오면 꼭 사진을 찍는 포인트가 있었다...^^
 
 

양은 대부분 세 마리가 함께 다녔다.
 
 

 

올라오는 사람이 많았다. 스코가폭포에서 하이킹을 시작하면 폭포를 마주하며 걷게 되고, 완만한 오르막이라, 스코가에서 출발하는 사람이 많다. 
 
 

 

 

 

 

4km를 남기고 아내는 에너지가 고갈돼서 걸을 수가 없었다.
 
 

점심을 먹은 후에 다시 기운을 차렸다. 마지막 4km가 모두에게 힘들었다.
 
 

북극백리향(Arctic Thyme/Thymus praecox)
 
 

함께 뛰고 싶은 욕망이...ㅎㅎㅎ
 
 

드디어, Skogafoss를 만났다.
 
 

스코가폭포(skogafoss)에 도착하니 관광객으로 붐볐다. 레스토랑에서 A팀을 만났다. 레이캬비크 호스텔은 6인용 2층 침대로 나중에 온 여인들이 위층에서 잤고, 부대시설도 좋았다고 한다.
 
 

학교를 개조한 Kverna hotel은 아늑했다. 텐트도 좋았지만, 방은 더 좋았다. 비까지 오락가락했으니... 샤워와 빨래를 끝내고, 레스토랑으로 갔다. 렌터카(Toyota Hilux)가 맘에 들었다. 짐칸이 넓어서 모든 짐을 실어도 널널했다.
 
 

폭포가 보이는 전망 좋은 식당에서 건배를 하고 만찬을 즐겼다. 트레킹 일정이 모두 끝났다.

"두렴이와 설렘이"와 뒤척였던 날이 며칠이었던가? 모두 협조가 잘돼서 트레킹을 무사히 마쳤다.

 

이제 관광만 남았다.
고생 끝 행복 시작, 야호~~~~~^^
 
 

 

 

오늘은 심하게 걸었다...^^
2023.07.31 핌뵈르두할스 트레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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