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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 쓰기

아버지의 소망 (20080709)

by 우산 신동호 2019. 4. 2.
언젠가 아버지는 오남매와 한방에서 자고싶다고 하셨습니다.
저를 뺀 네명이 모두 이민을 갔기때문입니다.
그런데, 이렇게 저렇게 살다보니 그 작은 소망을 아직도 이루지 못하셨습니다.

며칠 전에 아버지가 입원을 하셨습니다.
몇년간 전립선암으로 치료를 받으셨는데,
뼈로 전이 되어서 고생하시다가,
더이상 견딜 수가 없어서 입원을 하신겁니다.

병실에서 시중을 들고 잠을 자면서,
이것도 당신의 소망을 들어주는 것이 아닐까 뻔뻔스런 생각을 했습니다.

중환자 곁에서 밤새 앰부 잡다가,
해결이 안되면 앰블란스 타고 배달까지해도 당연한 것으로 여겼으면서,
병환 중의 아버지 곁에서는 진작에 그러지 못했는지,
제가 미워집니다.

숨 한번 제대로 쉬지 못하시고,
정신이 가물가물하면서도,
당신 걱정보다는,
피곤한 모습의 저를 걱정하고 계십니다.

자식 생기면 부모 마음 이해한다고하지만,
제 자식이 30살이 되가는데도, 부모님 흉내도 내지 못합니다.

당신은 숨을 거두시는 순간에도 제게 이렇게 얘기할거예요.
아범아,
피곤할텐데 일찍 들어가서 쉬거라...

아버지,
몇년만 더 사셔서 손주들 시집 장가가는 것 보시라면,
너무 욕심부리는 건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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