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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양 여행기

파타고니아(1) 엘 찰텐 가는 길

by 우산 신동호 2025. 3. 14.

 

 

엘 찰텐으로 가는 길에
우릴 반겨주는 피츠로이
 
 

남미 여행은 꿈이었다.
너무 먼 길.
늘 생각에 그쳤는데,
나이 듦에 따라 조바심이 났다.
 
 

바로 날지 못하고,
한참을 뛰어야 날 수 있는 콘도르처럼,
이제 충분히 뛰었으니 날 때가 되었다.
더 뛰다가는 제풀에 주저앉을 것 같았다.
 
 

더 늦기 전에 출발이다.
인천 공항으로 가는 길에 눈이 잠깐 내렸는데, 공항이 가까워지니 눈이 그치고 파란 하늘이 나왔다.
감이 좋다...^^
 
 

 Healing Whistle "Monkey 5" - Salut d'Amour
원숭이 밴드 '몽키5'의 휘파람으로 듣는, '사랑의 인사'가 새롭다.

 

 
 

American Airlines 왕복권을 끊었다. (2024.11월, 2인 왕복 2,200유로)
달라스에서 환승으로 4시간 쉬고 부에노스아이레스(EZE)로 간다. 환승 시에 위탁수화물을 옮길 필요가 없어서 좋았다. 인천에서 맡긴 것을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찾는다.
 
 

승무원은 나이 지긋한 분들이었다. 생기는 없지만 함바집 이모같이 푸근하고 편안한 면이 있다. 비행기(777-200) 꼬리 쪽은 2인 좌석이라 왕복 모두 같은 좌석을 예약했는데, 주변 공간이 넓고, 들락거리기 좋고, 화장실도 가까워서 편했다. 폰 거치대와 영화를 가득 담은 OTG 메모리를 준비하고,  시럽 병에 양주까지 있으니 일등석이 부럽지 않았다. 시원한 하이네켄, 참기름과 고추장, 거기에 김치까지 곁들인 만찬도 나온다.~^^
갤럭시 버즈의 노이즈캔슬링이 제 역할을 해서, 기내 소음이 거의 들리지 않아 편했다. 
 
 

달라스 공항의 일몰이 아름다웠다.
환승이라 ESTA가 필요 없을 줄 알았는데, 입국 심사와 출국 심사를 하니 꼭 필요했다. 출발 3일 전에 서둘러 인터넷으로 신청을 했는데, 2-3시간 만에 이메일로 서류가 도착해서 다행이었다.
https://esta.cbp.dhs.gov/
 
 

공항에서 지갑을 잃어버려 당황했는데, 청소하던 분이 의자 등받이 아래 틈새로 빠진 지갑을 찾아줬다. 20불로 고마움을 표했다...^^
 
 

비행기 게이트는 수시로 바뀐다. 분명 D27이었는데, A24로 슬며시 변경됐다. Skyline 열차를 타고 가는 곳이라서 늦을까 당황했는데, 다행히 적당한 시간에 도착했다. 
  
 

 

비행기에서 내려다보는 풍경도 두근두근...^^
 
 

부에노스아이레스 EZE공항에 도착했다.
 
 

공항 맥도널드에서 각국에서 모인 일행과 합류했다. 우버 택시를 타고 숙소인, Grand King Hotel로 간다.(요금은 3만 페소)
 
 

호텔의 콘센트는 만능 어댑터도 소용없었는데, 엘 칼라파테 숙소에선 구멍이 있어 우리나라의 플러그가 꼭 맞았다.
 
 

시내 구경을 하며 환전을 했다.  1달러 1,100~1,200 페소. 고액권을 더 비싸게 쳐줬다.
 
 

 

아사도(Asado)
남미의 가우초(gaucho, 카우보이)들이 즐겼던 BBQ. 식당마다 차이가 많아서 맛집을 잘 찾아야 했다.
 
 

 

부에노스아이레스에는 EVE(주로 국제선)와 AEP공항이 있다.
우린 AEP에서 엘 갈라파테 FTE공항으로 가기 위해서 새벽 2시에 일어나서 호텔을 나섰다. 냉장고에 있던 생수가 공짜인 줄 알았는데 3,000 페소 지불했다. 남미 여행 내내 수돗물과 계곡물 마셔도 문제가 없었다. 일부 짐은 호텔에 맡겼다.

AEP공항 - FTE공항  3시간 20분

 

새벽이었지만 공항이 붐볐다. 위탁수화물 20Kg에 50,000 페소였고, 기내수화물은 한 개만 허용한다. 저가항공이라 기내식은 없었고, 준비해 온 빵으로 요기를 했다. 엘 칼라파테 공항이 가까워지면서 빙하호수의 멋진 풍경에 가슴이 뛰었다. 
 
 

엘 칼라파테 공항에 내렸다. 짐 찾는 시간이 오래 걸렸다.
 
 

 

오늘 목적지인 엘 찰텐까지 전세버스로 약 3시간이 걸리고, 그곳에서 피츠로이와 세로토레 전망대를 오르면서 파타고니아의 맛을 본다.
 

휴게소에서 20분간 커피 브레이크.
미국의 은행 강도, Butch Cassidy와 Sundance Kid가 아르헨티나에 도망쳐 와 머물렀던 곳이란다. 동명의 영화로도 유명한 두 사람의 이야기엔 뻥도 많아서, 그들의 삶과 사망에 대한 진실은 밝혀지지 않았다.
 
 

끝이 없는 초원에,
 
 

초원의 집도 보인다.
땅이 너무 넓으니 방목하는 가축은 보이지도 않는다.
이런 풍경이 보고싶었다.
 
 

버스 기사가 콘도르가 떴다고 알려준다.
설산 위로 콘도르 한쌍이 우아하게 비행을 한다.
풍경 만으로도 감지덕지인데, 콘도르마저 뜨다니?...ㅎㅎ

날개폭이 최대 3m가 넘는 거대한 콘도르는 날갯짓만으로 이륙하기 어려워, 도움닫기를 통해 속도를 높인 후 날개를 펼쳐 도약하거나, 높은 곳에서 뛰어내려 바람을 이용해 활공하며 이륙한다. 이륙 후에는 상승 혹은 하강 기류를 이용해서 에너지 소비를 최소한으로 줄이면서 비행한다.
  
 

엘 찰텐으로 가는, 40번 국도(RUTA 40).
젊은 체 게바라도 여길 지났을 거다.
 
 

체 게바라와 그라나도는 1951년 모터사이클로 아르헨티나 횡단을 했다. 이 여행에서 그들은 아르헨티나, 칠레, 페루 등 여러 나라의 빈곤과 사회적 문제를 목격하고, 이러한 경험들은 사회적 변화를 추구하는 계기가 되었고, 후에 쿠바 혁명에 참여하게 되었다. 
 
 

모터사이클이 고장 나면 이렇게 자전거도 타고 갔겠지...^^
 
 

전날 내린 눈으로 피츠로이가 더 아름다웠다.
환상의 길이었다. 피츠로이를 마주하며 계속 달린다. 
 
 

잠깐 버스를 멈추고 기념 촬영을 했다.
 
 

 

엘 찰텐으로 들어선다. 마을이 보이고 위로 거대한 돌탑이 보인다. 피츠로이가 엘 찰텐임을 보여준다.
 
 

피츠로이(Fitz Roy)는 원주민인 테우엘체(Tehuelche)족에게는 'Chaltén(차우텐)'이라고 불렸는데, 이는 '연기를 내뿜는 산'이라는 뜻으로, 정상 주변에 항상 구름이 걸려 있어 마치 연기가 나는 것처럼 보였기 때문이다.
로버트 피츠로이는 19세기 초 '비글호'의 선장으로, 찰스 다윈과 항해를 했다. 영국 해군이자, 기상학자, 지리학자에 뉴질랜드 총독까지 지냈고, 파타고니아 지역을 탐사한 업적을 기려 이 산에 그의 이름이 붙여졌다.
 
 

 

엘 찰텐은 한적하고 아름다운 마을이었다.
 
 

클라이밍을 하는 젊은이들도 보인다.
 
 

미니 레미콘을 이용해서 공사를 한다.
 
 

마을 곳곳에서 피츠로이가 불쑥 튀어나왔다.
 
 

 

떡라면으로 점심을 때우고, 피츠로이 전망대로 산책을 했는데, 입장료(50,000 페소)가 비싸고 적당히 걸었기 때문에 도중에 돌아왔다.
 
 

 

 

숙소로 돌아와서 저녁 6시까지 약 2시간가량 기절했다.

 

삼겹살에 와인과 맥주가 함께 하면서 즐거운 대화가 이어졌다.
 
 

 방이 모자라서 두 곳의 숙소를 이용했다.


 정갈한 숙소가 맘에 든다.

 

 

동료가 제안을 했다. 피츠로이의 일출을 보기 위해 새벽 1시에 산행을 시작하자고. 잠시 머뭇거렸다가 따르기로 했다. 언제 이런 기회가 있겠나 싶었다. 어차피 시차로 잠을 자기 어려워, 침대에서 뒤척이는 것보다는 나서는 것이 나을 것 같았다.
 
 

마트에 들러 내일 산행 중에 먹을 빵과 간식을 준비했다.
 
 

내일은 피츠로이 전망대를 오른다. 새벽 1시 출발이니 일찍 잠자리에 든다. 휘파람 부는 날이 될지?
낯선 곳엔 늘 설렘과 두려움이 동시에 찾아온다.
 

 

노래나 들으며 잠을 청해보자~~^^

계속~
#엘찰텐
#엘칼라파테
#피츠로이
#콘도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