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월 공가산에서 산소포화도가 60% 이하로 떨어지는 지독한 고산병을 앓았던 아내. 이제 고산과 작별할 때가 된 건지 고민을 했지만 미련이 남았다. 그래도 4,000m 이하에서는 문제가 없었기 때문에 괜찮을 거란 기대는 했다. 우리에게 맞는 산을 찾았는데, 인도네시아의 린자니산(3,726m)이 떠올랐고 실행에 옮겼다. 문제가 생기면 후퇴를 할 수 있는, 비교적 안전한 산이었다. 결국 아내는 정상에 올랐고, 또 다른 고산에 대한 희망이 생겼다...^^


Sumber Air Panas 온천
린자니 산행 영상
(영상에서 린자니산의 바람과 구름을 볼 수 있습니다~~^^)
♬ 가을의 전설 Ludlows
♬ 인생은 아름다워 La Vita E Bella
9월 17일
Rinjani Basecamp - 린자니 정상 - Basecamp - Segara Anak 호수


오르막 4시간, 내리막 2시간~~

새벽 2시에 일어나서 간단히 요기를 하고 정상에 오른다. 딸과 손주는 캠프에서 쉬기로 했다.

한가위 보름달이 떴다.
가족의 건강을 기원한다.

완만한 능선을 지나서 정상을 오르기 전에 바람을 피하며 쉬는 곳이다.

예상보다 많은 팀이 비슷한 시간에 정상을 향했다. 화산재가 깔린, 백사장같이 미끄럽고 가파른 길을 오른 후에 완만한 능선에서 잠깐 편했고,

정상으로 오르는 길은 가벼운 화산석-부석-이 깔려있어 더 미끄러워 오르기가 힘들었고, 강풍이 불어 추웠다. 부실한 복장으로 비닐을 뒤집어쓰고 바람을 피하는 분도 많았다.

별을 헤며 산을 오르는 것이 얼마만인가?
'별 하나에 추억과, 사랑과, 쓸쓸함과, 동경과, 시와, 어머니, 어머니...'

여명이 밝아 오고,


해가 뜬다.

바람에 흔들리며 쉬엄쉬엄 힘겹게 발을 옮긴다.

두 발자국 오르면 한 발자국 미끄러지는 길이었다. 마침내 정상이 보인다.

걸음이 빨라졌다.

정상에 올랐다. 몸에 문제가 없고 상쾌한 아침을 맞는다...^^



린자니산 정상의 호수는, 백두산 천지와 같은 칼데라호이다.
칼데라는 화산의 분화구가 함몰되어 형성된 우묵한 지형이다. 화산이 폭발하면서 마그마가 지표로 분출돼서 빈 공간이 생기고, 마그마에 의한 지지력이 없어져서 상부가 무너져 내리면 칼데라가 만들어지고, 칼데라에 물이 고이면 칼데라호가 된다. 바루봉은 칼데라호가 만들어진 후 다시 폭발이 일어나서 생긴 지형이다. 2016년에 마지막 폭발했고, 지금도 간간이 증기가 솟는다. 백록담과 같은 화구호는 단순히 분화구에 물이 고인 것으로, 칼데라호에 비해 규모가 작다.

린자니의 터줏대감, 몽키~~^^


정상에서 숨을 돌리고, 내려가는 길은 너무 편했다. 부석 위로 미끄럼을 타듯 날아갔다...^^

먼지 풍풍 날리며~~~

능선의 야영장이 보인다.

Basecamp에 도착해서 가족과 아침을 먹고, 호수로 내려간다.



내려가는 길이 가파르고 험했지만,

호수 위로 구름을 타는 느낌이었다.






포터들이 물을 길며 쉬고 있다.


호수가 보인다.


인도네시아 에델바이스
Javanese edelweiss (Anaphalis javanica)

호수에 도착해서 자릴 잡았다. 파란색은 포터와 가이드, 노란색은 우리의 침실이다.

야영장에 짐을 풀고 야외 온천으로 내려간다.

Sumber Air Panas 온천.
이렇게 아름다운 온천은 처음이다. 온천욕을 하고 나니 개운하다~~^^

따뜻한 온천수에서 헤엄치는 놈도 보인다. 안 뜨거워?~~^^

강태공이 많았다.




내일은 화구벽을 넘어 senaru마을로 내려가서 린자니산행을 끝낸다.
2024.09.17 린자니산 정상, 온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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